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투데이춘추]

필자는 해외 자매대학과의 학술교류 및 협약체결을 위해 종종 해외대학을 방문한다. 얼마 전 베트남 하노이 무역대학교에 방문해 학사에서 석사과정까지 이어지는 공동학위협약을 체결하고 돌아왔다. 필자가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해외대학과의 공동학위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대학들은 그 대학만의 고유 교과과정을 보안 유지하는데 더 열심이었다. 한 대학에서 다른 대학으로 학점을 옮기는 것을 생각조차 못했던 시절이었다.

필자에게 하노이는 개인적으로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과거 베트남 전 당시 공군으로 북 베트남 상공을 정찰한 적이 있었는데 상공에서 내려다봤을 뿐이지 베트남을 두 발로 직접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필자가 베트남 참전 군인이었다는 것을 밝혔을 때 그들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질문만을 던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이들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것을 절감했던 순간이었다. 베트남은 중국처럼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 그들 또한 미래에 대한 확실한 희망을 보고 싶을 것이다.

필자가 그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도 바로 그것이었다. 하노이 무역대학교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서 성심껏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전하려고 애썼다. 오늘을 살아가는 학생들은 기술의 진화와 자동화의 도전에 직면한 세대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 수많은 학생들이 질문을 했다. 가장 많았던 질문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좋은 직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런 순간에 마치 예언가처럼 이런 직업이 좋다, 저런 직업이 좋지 않다고 꼭 집어 말해주고면 좋으련만 누구나 다 아는 것처럼 미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행복할 수 있는 직업, 그리고 평생을 열심히 일하다가 자신의 발자취를 보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이 직업의 가치가 아닐까한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개인적 명예, 재산 뿐 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상사와 동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하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때로는 이끌고 때로는 따를 수 있는 유연성을 길러야 보다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 했다.

미래의 주역이 되기 위한 성장,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으로 가득 찬 학생들의 학구열, 자긍심, 열정 그리고 한강의 기적을 자국에서도 재현하고픈 의지를 보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나는 과거의 역사보다 미래의 꿈을 더 좋아한다'는 토마스 제퍼슨의 말처럼 과거의 상처나 현재의 과도기적 상황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어 하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 반가웠다. 그들의 활기찬 미소에서 과거와 현재의 비를 견뎌내고 미래의 무지개를 반드시 찾아낼 것 같은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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