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11〉끝내 펼치지 못한 재롱잔치 - 1편
9살 동환이 신경모세포종 발병
항암치료만 9번… 2015년 완치
같은해 재발… 초등학교도 못가
발병·재발… 재롱잔치 연습 때
두차례 유산 후 얻은 귀한아이

▲ 동환이가 항암치료를 받으려 서울행 기차를 타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공
‘돌아왔다’는 말이 이처럼 원망스러울 수 있을까.

대전에 사는 동환이(가명·9살)는 4년 전 고열이 안떨어져 병원에 갔다가 신경모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발병 당시 뼈마디와 어깨, 옆구리, 골수쪽으로 암세포가 퍼져있었다. 아이는 그때부터 지치고도 힘든 싸움을 시작해갔다. 9차례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자기 이식술 2번, 부분방사선 치료 17회. 동환이는 2년여간 치료에 매진한 끝에 2015년초 완치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 경순(41) 씨는 “자존심이 센 아이라 독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아프다는 얘기를 단 한 번도 안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완치 판정 후 가족이 새로운 꿈을 꿀수 있을 거라 여겼던 그해 연말 정기검진에서 동환이는 병이 재발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는 이제 다시 항암치료를 받으러 서울과 대전을 오가고 있다.

동환이는 병을 치료하느라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어린이집도 두 차례 들어갔지만 졸업은 할 수 없었다.

발병하고 재발하고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동환이가 재롱잔치 연습을 할 때랑 겹친다. 아이는 부모에 선보이려 수개월간 연습했지만 결국 무대에 올라갈 수는 없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동환이는 부모에 귀한 아이다. 큰 형과 동환이 간 나이터울은 5살이다. 경순 씨네 부부는 둘째를 갖고 싶었지만 두차례 유산의 아픔을 겪었다. 동환이는 계속해서 유산된 끝에 세 번째만에 생긴 아이다. 2주 빠르지만 동환이는 3.75㎏, 건강하게 태어났었다.

경순 씨는 “아이가 아플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다시 돌아온 거지 않나.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라는 게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동환이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낸다. 아이의 아버지는 일용직으로 건설노동일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아이 치료비를 벌기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지방 여러곳을 오가고 있다. 매일 매일을 아이들이 보고 싶어 전화하는 아버지다. 가족은 언제쯤 다시 모여 동환이의 재롱잔치 무대를 볼 수 있을까.

<17일자 1면에 2편 계속>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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