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동부권역에 주의보 발령
기준 충족한 유성지역은 빠져
단위측정소 아닌 권역적용탓
대전시는 8일 오후 2시를 기해 대전 동부권역(동구, 중구, 대덕구) 미세먼지(PM10) 농도가 159㎍/㎥로 나타나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농도가 시간 평균 150㎍/㎥ 이상 2시간 넘게 지속되면 주의보가 내려진다. 그러나 같은 시간 유성지역도 특보 발령기준에 충족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짙게 나타났지만 정작 특보 발령지역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시 기준 상 특보발령은 단위 측정소가 아닌 동부권, 서부권(유성구, 서구) 등 2개의 권역으로 나눠 내려지기 때문이다. 측정소 한 곳의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타나더라도 같은 권역 내 다른 측정소들과의 평균이 기준을 넘지 않으면 특보는 내려지지 않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구조로는 시민들에 경각심을 주려는 특보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날 오후 2시 기준 특보에서 빠진 유성구 노은동 미세먼지 수치는 174㎍/㎥로 매우나쁨 수준을 수시간 동안 유지했었다. 이는 대전에 설치된 10개의 측정소 중 대덕구 문평동(191㎍/㎥), 중구 대흥동(178㎍/㎥) 다음으로 가장 높은 수치였다.
유성지역은 공사가 한창인 인근 세종 등의 영향으로 대전 전체적으로 봤을 때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곳이다. 미세먼지 나쁨수준이면 가급적 실내·실외 활동시 의사와 상의하라 할 정도로 주의해야하지만 특보에는 이같은 지역적 현실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유성구에 사는 한 시민은 “주의보에 담기지 않아 괜찮은가했는데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해보니 매우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세먼지 수치가 기준을 넘기는 곳은 따로 병기라도 해줘야 지역 주민이나 이곳에 오려는 사람들이 제대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대전시는 좁은 지역만 놓고 특보를 내리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측정소 위치나 특성 등으로 인해 편차가 심하거나 오차가 생길 수 있는 점 등을 종합보으로 고려해 권역별로 특보를 내리고 있다”며 “하천 기준으로 바람 흐름 등을 고려해 권역을 나눴으며 대전은 범위가 크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특보를 받아보는 시민도 극히 드물다. 미세먼지 특보는 지자체에서 내리는데 개인정보 동의 등을 이유로 개인이 신청해야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의무적으로 신청해야하는 공공기관 등을 포함해도 수신하는 이가 전체 4500여명에 그치고 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