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 내년 16% 인하… 2022년까지 80% 낮추기로
한남·배재·목원대 등 인하폭 검토… 재정난 심화우려

지역 사립대학의 입학금 폐지가 현실로 다가왔다.

교육부가 오는 13일까지 입학금 폐지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가운데 2주기 대학평가를 앞두고 지역 사립대들이 입학금 인하방안을 내놓은데 따른 것이다.

8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건양대가 내년도 신입생부터 적용해 2022학년도까지 입학금의 80%를 인하하는 입학금 인하안을 발표한데 이어 지역대학들은 이번주중 인하안 최종결정을 위해 논의중이다.

한남대·배재대·우송대·대전대는 건양대와 같은 폭인 매년 16% 인하안을 논의중이고 목원대는 등록금심의위원회 거쳐 10일까지 20%인하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대학들은 총장 직선제 폐지를 추진할 때 각종 재정지원사업에 교육 선진화 항목으로 가산점을 부여한 것처럼 입학금 폐지 역시 평가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부는 입학금 인하율 및 누적 인하율을 모두 반영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당근책을 던졌지만 계획을 미이행할 경우 연동된 사업의 지원 취소 및 인센티브를 반환토록 했다.

대학들의 고민은 깊다.

재정이 열악한 지방 사립대들은 등록금 동결, 전형료 인하에 이어 입학금 폐지까지 추진하자니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대학평가를 앞두고 미이행시 교육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사립대 A대학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 정책을 거부한다면 교육부와 전쟁을 하는 것”이라며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에 나서는 대학들에 대해 △2017년 국가장학금Ⅱ 유형 추가지원(11~12월) △2018년 이후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 △2018년 자율협약형 시범사업 △2019년 이후 자율협약형 사업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건양대의 학생 1인당 입학금은 63만원으로 내년도부터 매년 16%씩 인하해 2022학년도 신입생의 경우 입학금은 12만6000원이 된다.

내년도 신입생부터 매년 약 10만원 씩 인하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정연주 건양대 총장은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3주간의 동기유발학기 제도를 도입 및 운영해온 만큼 입학금 인하로 인한 비용부담이 크지만 학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건양대는 기꺼이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사립대의 입학금은 2017학년도 기준 대전대 77만원, 목원대 75만8000원, 한남대 71만 8800원, 배재대 70만원 순이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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