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관련 칩 개발 중"…갤럭시S9에도 도입될지 관심

인공지능(AI)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스마트폰은 AI 기능을 수행할 별도의 칩이 달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채용한 스마트폰을 말한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 화웨이가 연이어 AI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아이폰X'과 지난달 공개된 '메이트10'이 그 주인공으로, 이들은 모두 NPU(신경망 처리장치)를 탑재했다.

NPU란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처럼 정보 처리와 연산을 위한 반도체칩이다. CPU와 달리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개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다.

여러 개의 연산을 한꺼번에 한다는 점에서는 GPU와 비슷하지만, 그래픽 처리에 특화된 고정 유닛이 없다는 점에서 GPU와 다르다.

NPU에 대한 정의는 아직 뚜렷이 정립되지 않았지만, 사물인터넷(IoT)이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한 작업, 센서 기반의 연산 등을 위한 머신 러닝이나 인공 신경망, 머신 비전 등의 작업에 특화된 처리장치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NPU는 인간의 뇌가 수행하는 연산을 본뜬 칩"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X과 메이트10의 AP에는 이 NPU가 탑재됐다. 그래서 '내장형 AI(On device AI)'라고도 불린다. 온 디바이스 AI는 전력 소모는 줄이면서 더 빨리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애플의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타나'는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클라우드에 보낸 뒤 그 결과를 받아 실행하는데, 온 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의 데이터를 이용하되 자체적으로 AI 연산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아이폰X이나 메이트10은 이 칩 덕분에 3D(3차원) 센싱이나 슈퍼 슬로모션 동영상 같은 첨단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화웨이는 이미 9월 세계 최초로 NPU를 탑재한 모바일 AI 컴퓨팅 플랫폼인 '기린 970'을 발표한 바 있다. 메이트10에는 이 칩이 탑재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스마트폰은 사물과 음성, 동영상의 정교한 인식을 통한 머신 러닝이 핵심 기능"이라며 "향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의 '고가 대 중저가' 시장에서 'AI 스마트폰 대 비(非) AI 스마트폰' 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또 "내년부터 본격 개화할 AI 스마트폰 시장은 핵심 부품의 고용량, 고사양화 등으로 판매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애플과 화웨이가 온 디바이스 AI 도입에서 선수를 치면서 삼성전자[005930]가 내년 봄 출시할 갤럭시S9에도 온 디바이스 AI가 장착될지 관심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 디바이스 AI가 확산함에 따라 이런 기능을 수행할 칩을 개발하고 있다"며 "갤럭시S9 탑재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