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K-water융합연구원장
[경제인칼럼]

21세기 메가트렌드인 기후변화에 대응해 국내에서도 기존의 석탄에너지나 위험성이 큰 원자력에너지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란 석탄, 석유, 원자력 등 화석연료가 아닌 물, 바람, 태양광등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에너지를 뜻한다.

신재생에너지원은 수력, 풍력, 태양광, 수열 등 다양한 분야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댐 등 수자원 시설들을 활용한 수력 에너지다.

수력발전은 물의 낙하 또는 압력에 의해 생기는 힘을 기계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것을 다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 방식이다.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없고, 저장력이 뛰어나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으며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장점이 크다. 이러한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운영 중인 10 MW 이상 모든 수력플랜트는 100% 외산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 오스트리아 등 외국 업체 제품이 장악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이에 대한 설계 기술과 경험이 없는 실정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순수 국산 기술의 수력발전소가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수력발전 분야를 포함한 일부 기계장치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력 부족으로 아직 100%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모습을 살펴보면,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르네상스’를 강조하며 자국 내 제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 또한 제조기술 국산화를 오래전부터 전략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산업계와 정부를 이어주는 허리역할을 수행할 기관이 부족해 그 동안 수력발전설비 제조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K-water는 민·관·학·연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정부와 산업계를 이어주는 성장 사다리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3년 수차 성능시험센터를 구축하고 수차 개발에 있어 꼭 필요한 성능시험을 국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시작했다. 또 20여개 국내 수력발전 전문기관들을 한자리에 모아 산업계 발전을 논의하는 ‘수력발전포럼’을 2015년에 신설해 매년 2회씩 개최하고 있으며, 수력발전분야 기술이 앞서있는 일본과 중국의 기술을 국내 산업계가 배울 수 있도록 한중일 기술 Network를 구축해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민·관·학·연 협업체계는 1㎽급의 밀양댐 수차발전기의 개대체사업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

K-water는 설계-성능시험-제조-실증 전 공정이 원활하게 기술개발 될 수 있도록 각 기관별 미션을 명확하게 했으며 실시간 공유체계 구축, 해외 공동교육 수행, 기술 피드백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상호 협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2016년 10월 우리나라 최초로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설비 100% 국산화에 성공했다. 본 과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그 기술을 인정받아 일본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밀양댐 수차발전기 국산화 성공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50㎽급 중대규모 수력발전설비 국산화 국가 R&D 연구에 착수했다.

K-water는 이 과제의 총괄기관으로 참여해 민·관·학·연을 아우르는 포괄적 협업을 통해 2022년까지 50MW급 수력발전설비를 국산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에너지 수요는 날로 증가하는 한편 생산과정에서의 친환경성,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는 오늘날 신재생에너지 생산 기반은 확충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의 협업을 통한 기술의 국산화가 필수적이다.

수력발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기술개발을 적극 장려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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