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청주시 용암2동주민센터 주무관
[시선]

요즘 연예인의 기부와 나눔에 관한 기사를 심심찮게 본다. 방송인 박명수가 2003년부터 꾸준히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대전 유성구에 사는 어린이에게 인공달팽이관 수술비를 지원했다고 한다.

기부와 관련한 통계청 자료를 보면, 15세 이상 인구의 기부 참여율이 2006년 31.6%을 시작으로 2009년, 20011년 32.3%과 36.0%까지 증가했고, 2015년 감소하기는 했지만 29.8%이다. 우리 주변 10명 중 3명꼴로 기부를 하고 있다. 또한 연간 기부금이 2006년 8조 1408억 원에서 2014년 11조 9989억 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2014년 GDP(국내총생산)의 0.81%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위의 두 가지 통계 수치는 우리 사회에서 기부문화가 활발하고 자연스럽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한정해서 보면 통계 수치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작 우리 주변에 있는 이웃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인색하다. 왜 이중적인 모습이 보일까?

첫째, 우리는 주변 이웃의 어려운 사정에 대해 둔감하다. 우리 동네, 우리 옆집에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생활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있다. 요즘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매일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방문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 주변에 생각지도 못한 어려운 사정을 갖고 있는 이웃이 많다는 점이다. 얼마 전 방문했던 가정은 월세를 내지 못해 전기·수도가 끊겨 밤에는 초를 켜고 물은 근처 교회에서 길어다 쓰고 있다.

둘째, 매달 후원하는 금액이 소액이라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다. 분명 몇 천 원의 후원금은 한 가정을 돕기에는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우리'라는 공동체의 힘은 여기에서도 발휘된다. 2014년 모아진 기부금 11조 9989억 원 중 7조 926억 원이 개인 기부자들에 의해 모아졌다. 지역·동네 단위로 마찬가지다. '우리'가 우리 동네를 위해 모은 금액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 용암2동은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올해 7월부터 자동이체(CMS) 후원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100여 명으로부터 신청 받아 50여만 원의 금액이 매달 적립되고 있다. 현재 2만 4000여 명이 거주하는데 주민의 적극적인 후원이 아쉬운 상황이다. 직능단체 중심으로 받고 있지만 일반 주민으로 확대돼야 한다.

우리 동 주민센터에서 추진 중인 자동이체 후원은 최소 3000원부터 가능하다. 매달 3000원씩 1년간 후원하면 3만 6000원이다. 모아진 기금은 동민과 사회복지전문가로 구성된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후원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부는 자동이체로 하자. 한번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나도 모르게 빠져나가 좋은 일에 쓰인다. 자동이체를 신청한 처음의 좋은 뜻이 우리 동에 큰 결과와 변화로 이어진다. 우리 동네 안에서, 나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요즘 읍·면·동마다 운영되고 있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도 이런 필요성에서 시작하고 있다. 우리 동네 안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고 도와주는 것은 다른 동네의 일이 아니다. 마을, 지역, 공동체가 강조되는 시대이다. 마을마다 저 마다의 특색이 그 지역의 자랑거리가 되듯이 나눔 문화가 우리 동의 자랑거리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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