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터키어 번역가 이난아·괵셀 튀르쾨쥬 "번역가 양성 지원 필요"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서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교수(왼쪽)와 번역가 이난아씨가 한국문학의 터키어 번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서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교수(왼쪽)와 번역가 이난아씨가 한국문학의 터키어 번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번역가 이난아씨가 한국 문학의 터키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번역가 이난아씨가 한국 문학의 터키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 참석한 한국문학 터키어 번역가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한국 문학의 터키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 참석한 한국문학 터키어 번역가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한국 문학의 터키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서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교수(왼쪽)와 번역가 이난아씨가 각각 터키에 번역된 황석영의 '바리데기'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4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 국제도서전에서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교수(왼쪽)와 번역가 이난아씨가 각각 터키에 번역된 황석영의 '바리데기'와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4 zitrone@yna.co.kr
"터키서 한국문학 수요 많아…문제는 번역가 부족"

한국어-터키어 번역가 이난아·괵셀 튀르쾨쥬 "번역가 양성 지원 필요"

(이스탄불=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터키는 한국문학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출판사들도 적극적입니다. 문제는 번역자가 없어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장기적으로 번역가를 양성해야 합니다."(이난아)

"터키에선 한류가 아직도 강해요. 한강의 '채식주의자' 이후에 출판사들의 관심도 커졌어요. 그런데 번역자 수가 정말 적어요. 연수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괵셀 튀르쾨쥬)

한국어-터키어 번역가인 이난아 씨와 괵셀 튀르쾨쥬 터키 에르지예스대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입을 모아 한국문학이 터키에서 통할 가능성이 크다며 번역가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4일(현지시간) 개막한 이스탄불국제도서전에서 두 사람을 만나 한국문학의 번역 문제와 한국문학의 터키 진출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난아 씨는 국내에서 오르한 파묵 전문 번역가로 유명하지만, 터키 문학을 전공했고 한국문학을 터키에 처음 소개한 '한국현대문학단편선'을 터키어로 번역한 1세대 한국어-터키어 번역자이기도 하다.

괵셀 교수는 한강의 '채식주의자' 터키어판 번역자로, 안도현의 '연어' 터키어판 번역으로 올해 한국문학번역원의 한국문학번역상을 받았다.

이씨는 터키 출판시장에서 자국 문학보다 번역 문학이 강세고 동양의 신비나 한국적 색채가 묻어나는 작품들에 터키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점을 들어 터키 시장 전망을 밝게 봤다.

그는 그러나 "가장 총체적인 문제는 번역"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는 터키 작품이 60권 번역돼 있는데 터키에 번역된 한국작품은 그것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해 불균형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번역가 양성이죠. 내년에 터키의 문학 번역 기관과 한국문학번역원이 협력해 번역자를 양성하려 하고 있고 내년에는 번역자 워크숍도 열 예정이죠. 번역을 오래 한 사람으로서 이제 잘 될 것 같다는 감이 듭니다. 터키 최대 출판사인 도안 출판사에서도 적극적으로 한국문학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어요. 어떤 식으로든 한국문학을 소개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데 한국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괵셀 교수 역시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조했다.

"터키에서는 한국영화도 많이 상영되는 등 한류가 아직 강해요. 특히 '채식주의자' 이후에는 터키 출판사들의 관심도 커져서 여러 작품의 번역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한국문학을 터키어로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이 다섯 사람도 안 돼요. 저희 대학 한국어문학과에서는 3학년부터 번역 수업을 해요. 번역가 양성을 위해 한자 수업도 하고 한국문화, 역사도 가르치려고 합니다. 지금도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지원하고 있긴 하지만 대학원 과정이나 1년짜리 연수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


터키에서 '통할' 만한 한국문학으로는 이난아 씨는 여성 문제를 다룬 작품을, 괵셀 교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을 꼽았다.

"터키 출판사에서 번역할 작품 목록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곤 하는데 한국의 여성 문제를 다룬 작품들을 궁금해하더라고요. 터키인들이 보기에 동양의 여성들은 순종적일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이야기를 보고 궁금해하는 거죠. 터키는 특히 이슬람권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가장 먼저 인정됐고 서구화도 빨리 돼서 여성권리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한국의 여성 작가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요.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최근 번역 계약 과정에서 터키의 여러 출판사가 경합을 벌이기도 했을 정도예요."(이난아)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은 영어판을 터키어로 중역한 작품인데 반응이 좋았어요. 안도현 작가의 '연어'는 터키에서 아동문학으로 분류됐는데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고요. 예림당의 학습만화 'Why?'(와이?) 시리즈도 최근 터키 출판사가 저작권을 샀죠. 또 '바리데기', '소년이 온다'처럼 한국 역사가 담긴 작품도 선호합니다"(괵셀)


이난아 씨는 파묵이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부터 집중적으로 그를 한국에 소개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터키 출판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여러 작가를 단편적으로 소개하기보다는 한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작가의 대표작을 최소 세 편 이상 번역해야 터키 문단에서 관심을 두는 만큼 한 작가를 밀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파묵 외에도 다른 터키 작가의 작품도 한국어로 번역했지만 한두 편밖에 되지 않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처럼요. 저는 파묵과 1997년부터 교류하면서 집중적으로 번역했어요. 파묵의 사례처럼 터키에도 한 작가를 찍어서 그 작가를 공격적으로 키워야 합니다."

괵셀 교수도 "터키에서 인지도가 높은 작가는 한강을 제외하면 이문열 작가"라면서 "이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비롯해 이 작가의 여러 작품이 출간됐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괵셀 교수는 한국문학이 노벨문학상에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어 번역이 중요하다"며 "작가들이 영어 번역에도 함께 참여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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