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 어린이재단-충청투데이 공동캠페인]
〈10〉말할수 있다면-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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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살짜리 막내 여동생 승혜가 오빠 승준이의 손을 안마해주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사진=홍서윤 기자
두 동생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오빠가 말하는 것도,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보지 못했다. 올해 15살이 된 오빠 승준이는 생후 7개월이 되자마자 폼페병이라는 희귀질환에 걸렸다. 폼페병은 대개 근육이 약해지고 모든 장기가 굳어가는 증상을 보인다.

승준이는 병이 악화되면서 수년전부터 침대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이 병은 보통 영아에 발생하면 증상이 급격히 진행돼 심폐부전 또는 폐렴으로 1년 이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은 치료법도 매우 적고 완치라는 게 어렵지만 승준이는 병세가 호전되고 있다고 한다.

승준이를 지켜주는 것은 가족이다. 승준이가 두 동생을 아낀다는 것을 말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아이의 애정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 선희 씨는 “승준이는 표정을 짓는다는 것 자체가 어렵지만 두 동생들을 볼 때면 유독 눈빛도 반짝거리고 살짝 미소도 짓는다”며 “두 동생들과 눈 마주치고 얘기를 듣는 것이 승준이이게는 하루의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두 여동생은 오빠의 껌딱지라 불릴 정도로 오빠에게 매일 붙어 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 승희는 학교 가기 전이나 갔다온 후 가장 먼저하는 것이 오빠에게 인사하기다. 3살 막내 승혜도 장난감을 모두 오빠가 누워있는 침대 아래에 둘 정도다.

승희는 “오빠가 몸이 아프니까 내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빠 곁에는 동생과 내가 항상 있을 거다”라고 말했다. 가족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승준이에게 들어가는 치료비는 어머니가 홀로 감당키에 벅차다.

오랜 의료비 지출로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해졌고 언제쯤이면 아이가 나을 수 있을지 끝도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어머니 선희 씨는 “내가 없을 때는 동생들이 승준이 로션도 발라주고 안마도 해준다”며 “경제적인 것은 어렵지만 서로에게 지금과 같이 변하지 말고 좋은 형제가 돼 따뜻하게 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11번재 사연은 11월 10일자 1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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