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가 진행하고 있는 석봉동 멀티플렉스 건립계획이 인근 상권의 개발변수로 난항이 예상되면서 ‘첫 영화관’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접한 유성구 용산동 현대아웃렛 조성사업 계획에 대규모 영화관이 들어서기로 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대덕구는 석봉동 774(5400㎡) 일원에 영화관 등을 갖춘 멀티플렉스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부지는 2012년 한 건설사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은 곳으로, 민간사업자 매각을 통해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개발 예정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 2월부터 민간사업자 매각을 위한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덕구가 기부채납 부지를 멀티플렉스로 조성하려는 이유는 인근 아파트 등 대단위 주거단지 개발 수요는 물론 지역 내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다. 또 문화부지로 묶여있어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영화관이나 공연장, 도서관, 북카페 등 문화시설로 채워야하기 때문에 멀티플렉스 조성이 가장 적합한 상황이다.

대덕구의 멀티플렉스 조성 계획 발표 이후 민간사업자의 관심도 높아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용산동 현대아웃렛 조성사업이 재개되면서 석봉동 멀티플렉스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아웃렛 부지에 별도의 대규모 영화관 시설이 들어서기로 예정돼있어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용산동 현대아웃렛과 석봉동 멀티플렉스는 자동차로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을 만큼 인접해 있고 완공 시점도 2020년 정도로 비슷하다. 이 때문에 멀티플렉스에 관심을 보였던 민간사업자들도 각자의 계산기를 들고 사업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덕구는 민간사업자들이 현대아웃렛 조성계획으로 영화관 수요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부지 가격이 100억원 정도로 저렴하고, 주차 등 영화관 이용이 불편한 도심 내 대형유통시설 보다 멀티플렉스가 사용자 입장에서 이용에 더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대덕구 관계자는 “내년 초에 매각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될 수 있으면 영화관이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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