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재 충주시 전국체전추진단장
[수요광장]

지난 달 26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폐회식을 마지막으로 7일간 중원을 달궜던 스포츠제전인 제98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체전이 끝난 자리를 돌아보다가 문득 바라 본 하늘은 너무나 맑았다. 푸른 하늘에 유유히 흐르는 구름을 보면서, 옷자락을 나부끼는 바람을 피부로 느끼면서 이젠 ‘정말 끝났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지난 9월 열린 제37회 장애인체전은 전국체전에 앞서 열린 최초의 대회로, 체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개회식 최다 관중 기록, 충북 최초의 종합우승, 한국신기록 253개와 대회신기록 49개 등 최다 신기록을 달성한 대회로 호평을 받았다.

철저히 준비해 잘 치렀는데, 한 달여 남은 전국체전도 성황리에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하던 기억이 난다. 사전행사 격인 장애인체전은 잘 해 놓고 본 행사인 전국체전은 그에 못 미친다면 오히려 비난받기 십상이다.

다행히도 우리 직원들이 긴 명절휴가도 반납한 채 열심히 발로 뛰어준 덕분에 시행착오를 줄였고, 성공적인 체전으로 마무리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동참은 양대 체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고, ‘대한민국 중심고을 충주’를 찾은 내방객들은 충주의 진면목과 따뜻한 정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됐다.

이번 양대 체전은 스포츠와 문화가 적절히 조화된 문화체전으로 축제의 장을 마련했는데, 향후 체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과거에 비해 형편없이 인기가 하락한 체전이 그들만의 축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또, 이번 체전은 화합체전이라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서포터즈와 자원봉사자, 체전관계자와 공직자들이 성공체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힘을 모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아울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경제체전이 됐다. 충주지역 내 모든 숙박업소들이 만실을 기록했고, 이마저도 부족해 음성, 제천 등 인근 지역의 숙박업소를 소개해 줄 정도였다. 시기상 비수기에 해당하는 요즘에 만실을 기록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박이다.

도시락 취급업소, 김밥 파는 분식집 등은 재료가 동이 났고, 치킨집과 피자집 등 배달 업소에는 주문이 쇄도했으며, 음식점도 호황을 누렸다.

또한 이번 체전은 사건·사고가 없는 안전체전이었다. 성숙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은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줬고,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무결점의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체전을 마친 우리에게는 멋진 종합운동장이 귀중한 자산으로 남았다.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충주종합운동장은 충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며 스포츠 도시 충주의 위상을 높일 것이다.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체전을 준비하면서 충주시민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는 점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충주의 매력과 잠재력을 대내외에 알렸다는 것이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충주의 브랜드가치를 드높인 이번 체전은 생애에 다시 찾아오지 못할 귀한 시간이었다. 그 중심에 충주시체전추진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성공리에 소임을 다할 수 있어 기뻤다.

어깨의 무거운 짐을 홀가분하게 벗어던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충주시민과 공직자 여러분이다.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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