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경북 어느 지역 인삼축제에서는 사람 모양의 인삼조형물을 만들어 행사장 주변 하천에 설치했다. 여기까지는 여느 축제장과 다름이 없는데 이 조형물에 움직이는 남성 성기를 부착해 놓았다<사진 왼쪽>. 참으로 망측한 발상이 어떤 경로를 통해 실현되었을까. 그리고 반응이 어떠하리라는 것을 짐작은 했을 텐데 그 배짱과 의지는 대단하다. 빗발치는 여론에 서둘러 철거는 했다지만 이런 현실의 의식수준이 이즈음 우리나라 지역축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같은 인삼축제라 해도 충남 금산에서는 이 지역 역사적 사실을 뮤지컬로 무대에 옮긴 '칠백의 용(박팔영 작, 연출)'이 크게 주목받았다<사진 오른쪽>. 지역축제의 속성과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전향적인 사례로 칭찬할만하다. 공연경험이 전혀 없는 지역주민이 무대에 오르고 금산 지역 역사명소인 칠백의총에 얽힌 조상들의 감동적인 구국 투쟁 스토리를 지역축제에서 마주하니 감동은 커진다. 침체기에 접어든 지역축제의 새로운 가능성과 활로는 이렇듯 발상의 차이로부터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