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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채화(採火)'에 대한 추억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2017년 10월 27일 금요일 제22면     승인시간 : 2017년 10월 26일 19시 19분
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데스크칼럼]

충북에서 열렸던 ‘제98회 전국체전’이 26일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전국체전은 체전 사상 처음으로 장애인체전을 우선 개최해 의미를 더했고 역대 최고의 개막식과 매끄러운 진행 등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대회였다. 그만큼 훌륭한 준비와 운영으로 빛난 대회였다는 평가다.

충북은 13년 전인 2004년에도 전국체전을 치렀다. 당시 대회 역시 이번 체전만큼 찬사를 받았지만 특히나 주목받았던 것은 '금강산 채화(採火)' 였다.

당시는 금강산 관광이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충북은 금강산 채화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정부 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결국 이를 성사시켰다. 체전 성화는 금강산을 비롯해 강화 마니산, 한라산 등에서 불을 채화해 이를 합화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금강산 채화를 위해 충북의 각계 각층의 도민 수백여 명이 수십여 대의 버스를 나눠타고 금강산을 찾았다. 이는 앞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다. 인천공항에서나 경험하는 가방과 신체 검색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고 도민 성화 채화단은 2박 3일의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고 성화 불씨를 안고 돌아왔다. 금강산에서 가져온 불과 전국에서 모인 불들이 합화돼 성화는 체전을 밝혔다.

당시 금강산을 찾았던 필자와 몇몇 사람들은 북한군에 '시계' 등 소지품을 자발적으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불쌍해보였던 북한 군인들에 대한 일종의 '배려'였다. 지금 생각하면 단순한 에피소드지만 당시 북에 대한 금품제공은 큰 죄(?)가 됐던 시절이었다.

수많은 국민들이 찾던 금강산 관광은 이후 한 여성 관광객이 새벽 산책에 나섰다가 북한군 총에 맞아 사망하면서 분위기가 경색돼 결국 금지됐고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금강산과 관계된 전국체전에 대한 '일화'다. 13년만에 다시 치러지는 이번 전국체전을 보며 과거 체전이 생각난 건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번 제98회 전국체전은 충북의 위상을 높인 체전으로 기억될 듯 하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7개 시·도 및 18개 해외동포선수단 등 2만 6000여 명의 선수 및 임원들이 46개 종목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충북은 전 종목에 1714명의 선수단이 나서 명예를 걸고 뛰었다. ‘종합 2위’라는 성적은 그냥 얻은 것이 아니다.

충북도는 이번 체전의 비전을 '영·충·호(영남·충청·호남) 시대의 주역으로 비상하는 강한 충북'으로 정했다. 그리고 한반도 중심고을에서 전국민이 하나되는 화합체전, 전국경제 4%, 도민소득 4만 달러를 앞당기는 경제체전, 충북과 중원문화의 세계화를 선도하는 문화체전, 선수와 관람객의 안전과 편의를 우선시하는 안전체전을 만들었다.

충북연구원이 밝힌 이번 체전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경제효과는 무려 3758억원에 달한다. 체전을 통한 경제파급 효과가 충북 경제 4% 실현에 충분히 기여했음을 증명한다.

체전 성공은 이시종 충북지사, 조길형 충주시장, 그리고 체육계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등의 합작품이다. 무엇보다 성공 체전을 이끈 동력은 함께한 충북도민의 힘이었다. 이번 체전이 충북체육에 대한 보다많은 관심과 지원의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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