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본부장
[목요세평]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와 함께 원전 비중의 축소, 원전의 안전기준 강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공론화 위원회의 권고안이 발표되었다. 정부도 권고안에 따라 신고리 5, 6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함과 동시에 에너지 전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진행될 에너지 전환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를 억제하고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것이다. 이미 지난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 국 총회에서 195개 국가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보다 낮은 수준으로 더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천명하였다. 우리나라도 2030년 전망치 대비 37%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전환은 필수적이다. 두 번째는 안전성, 폐기물 처리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원전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다. 몇 차례의 원전 사고 이후 세계적으로는 이미 원전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결국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온실가스의 배출이 적고 안전하면서도 유지관리가 용이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이다. 특히 태양에너지 이용기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경제성이 좋아지고 있고, 설치장소의 제약이 없어서 에너지전환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에너지 기술에 대한 기대는 태양에너지가 가지는 무한한 잠재력에서 시작한다. 지구가 1분 동안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양은 전 세계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게다가 태양에너지는 비용이 들지 않으며 공급이 안정적이다. 태양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폐기물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면 전기와 열을 모두 만들어 낼 수 있다.

무한정의 태양에너지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설치비용이 높으면 실생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전기를 만들어 내는 태양광 기술 초기에는 기존 발전방식 대비 수백 배나 비용이 높았고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10~20배 정도 비싼 에너지원이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 그로인한 산업 성장에 힘입어 경제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금도 많은 국가에서 가장 값싼 에너지로 활용되고 있고 향후에서 계속 가격이 하락해서 2025년까지 현재대비 30%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2030년에는 발전단가가 평균적으로 kWh당 70원 이하로 내려갈 것이다. 그 어떤 발전원보다도 저렴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특정지역에서 대규모의 전기를 만들어내는 기존의 발전 방식과는 달리 태양광은 빛이 있는 어디서나 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농사를 지으면서도 발전할 수 있고 물위에도 설치 할 수 있다. 도로변과 도로 위에도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보다 훨씬 더 가볍고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가진 모듈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 보도된 미국 테슬라사의 'Solar Roof(태양광 지붕)'는 진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투명하거나 접을 수 있는 태양광 모듈도 제조 가능하다.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건물의 옥상은 물론이고 창호, 외벽에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태양에너지를 통해 열에너지도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여름철에 태양열을 저장했다가 겨울철에 사용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어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태양광과 태양열 기술을 융합하여 태양광에서 전기를 만들고 발생한 열을 다시 활용하는 기술까지 개발되고 있다.

태양에너지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밤에는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연료비가 없고, 무한정이며, 앞으로 더 가격이 내려갈 것이다. 특히 설치장소와 규모의 제약이 없는 태양에너지의 활용은 분산에너지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에너지 이송에 필요한 여러 가지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공급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계통 문제도 최소화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차세대 태양에너지 기술과 ICT의 결합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에너지 공급 패러다임은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에너지 전환은 태양에너지 활용에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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