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규 건양대학교 학사운영처장
[수요광장]

우리사회는 이세돌과 인공지능컴퓨터 알파고와의 바둑대결로 인공지능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학계에 소개 된지 30년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대학도 4차 산업시대, 인공지능 시대에 걸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방법은 무엇일까 하고 6~7년 전부터 많은 고심을 해왔고 다양한 실험과 교육 그리고 학습에 많은 교수학습법을 도입해 왔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를 내온 것은 문제해결능력을 중시하는 차원에서 행동주의 학습이론에 근거한 Active Learning(AL·능동학습)으로 분류되는 창의교육, 플립러닝, 프로젝트수업 등일 것이다. AL교육은 많은 대학으로 전파돼 각 대학마다 교수학습지원센터 혹은 교수학습개발원 등의 명칭으로 한 기구들이 대학 내에 생기면서 이 분야의 학습법에 대한 교수들의 학습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본의 교육지도요령(育指導要領)에서 AL교육 강조가 사라지고, 유럽에서도 AL교육에 회의를 느끼면서 다시 지식중심의 교육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대학에서 진행된 지난 몇 년간의 사례를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간 AL교육의 전면적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 왔고, 교수평가에서도 AL수업 시행을 포함시켰다. 특정 단과대학에서는 교재가 없이 학생 주도의 발표와 토론 중심의 수업을 도입했고 그 성과와 교육적 효과에 대한 찬반이 뜨겁다. 그런 와중에 일본과 유럽에서 AL학습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된다는 것을 접하면서, 한 대학의 교무를 총괄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가 너무 맹신하고, 서둘렀던 건 아닐까?

창의적 문제 해결력은 기초지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많은 학자들과 연구자들이 미래에는 지금의 대다수 직업이 사라질 것이면서 새로운 지식교육, 새로운 형태의 교육 시스템을 주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e-learning으로 대변되는 사이버 교육과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일 것이다. 많은 대학총장과 교육자들은 기존의 대학이 사라지고 MOOC를 통한 교육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든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을 대비한 교육을 중시하면서 더욱 강조되는 교육은 아이러니하게도 체험과 다양한 교구를 통한 교육 그리고 협업과 토론을 중시하는 교육이다. 그렇다면 이것을 MOOC가 충족시켜 줄 것인가이다. 적어도 짧은 미래까지는 대학을 대신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영역의 직업, 그것을 대비한 교육, 그리고 전공, 우리는 매일 같이 새로운 직업과 지식을 접한다. 사회는 그를 대비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 못하는 대학은 그 역할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시대와 4차 산업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꼭 필요한 것은 수학을 비롯해 자연과학, 경영학, 인문학, 정보학과 같은 기초지식일 것이다.

학문은 단순히 읽고 암기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논리적 사고체계를 바탕으로 지식을 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어느 한 학습이론에 근거해 그것이 모든 것을 해결 줄 것이라는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봤으면 한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학생이 자신이 쌓은 지식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연습을 하는 곳이 대학이고, 이를 위한 교수학습법도 교수들은 적극 도입해야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염두에 둘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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