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래 농협청주교육원 원장
[투데이포럼]

요즘 살인개미로 불리우는 붉은 불개미가 부산에서 발견돼 전국이 시끄럽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100대 침입 외래종'에도 이름이 올라 있는 붉은 불개미는 남미가 원산지로 강한 독을 지니고 있어 가축이나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원래 한국에 없던 생물이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 정착한 종을 외래종이라고 부른다. 주로 연구용이나 국민정서용 등으로 직접 도입되거나 수입되는 곡물이나 대형 선박에 묻어서 들어온 뒤 국내 환경에 적응해 살아간다. 이렇게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외래종은 우리의 자연생태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생태계의 보고인 민통선까지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국내 생태계를 교란하는 대표적인 외래종으로는 최근 급속히 확산돼 양봉상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아열대 외래종 등검은말벌 외에 황소개구리, 미국선녀벌레, 꽃매미, 뉴트리아, 가시박, 블루길, 배스, 붉은귀거북, 미국쑥부쟁이 등이 있다.

등검은말벌은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 등 아열대 지역에서 건너와 전국으로 퍼지고 있어 양봉농가들이 초비상이다. 번식력과 공격성이 토종 말벌보다 압도적으로 강해 인간에게 직접 위협을 주는 한편 꿀벌들을 먹잇감으로 선호해 과수농가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블루길과 배스도 급속히 확산되어 토종 민물고기의 씨를 말리고 있어 그 피해가 심각하다.

그리고 꽃매미는 포도, 복숭아, 등 과수농가나 산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심지어 대도시에서도 대량 발생하고 있어 아파트 단지나 고궁의 정원에 있는 조경수에도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꽃매미는 중국에서 유입되었는데 2004년 천안지역에서 몇 개체가 확인된 이래 이제는 제주도 등 섬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볼 수 있다. 비슷한 피해를 주는 미국선녀벌레는 북미원산의 해충으로 국내에는 2009년 처음 발생 했으며 작물의 잎이나 줄기의 즙액을 빨아먹어 생육을 불량하게 하고 배설물은 그을음을 유발해 농산물의 상품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1990년대 초 식용 및 모피용으로 국내에 반입된 뉴트리아는 저수지나 논둑 같은 곳에 구멍을 내고 살면서 수초의 뿌리까지 뜯어 먹거나 수서곤충 등을 마구 잡아먹어 치우며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나 천적이 없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요즈음 한창 열매 맺는 시기인 가시박은 북아메리카 원산 외래식물로 도로와 하천을 따라 확산되며 다른 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거나 날카로운 가시는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안양천 등 서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이렇게 유입된 외래종들은 사계절이 뚜렷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생물다양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이 위협받으면 그 결과는 생태계 파괴와 유용한 생물자원 감소로 돌아와 결국 인간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생태계는 한 번 파괴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 또한 생태계의 파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가관리 생태계 교란종은 20개종(동물 6종, 식물 14종)이고 위해우려종은 128종 불과하다. 철저히 조사하여 관리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생태계에 해를 끼치거나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는 외래종에 대해 사후약방문이 아닌 철저한 예방 및 방제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식용, 연구용, 자원조성용 등 필요에 의해 의도적으로 외래종을 국내에 유입할 때는 충분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유입된 외래종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피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 아울러 생물다양성의 중요성, 외래종과 고유종의 구별법, 외래종 취급요령 등을 국민이 알기 쉽게 지속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외래종 퇴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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