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대출, 54.3% 차지
상환율 낮아 연체율 상승세
‘대출 = 빚’ 인식 재정립해야

#1. 여대생 노은지(23) 씨는 간편대출에 호의적이다. 휴대폰 요금 3개월 연체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시중은행 대출에 제한을 받자 저축은행 긴급대출로 눈을 돌렸다. 그는 "주거래은행이 아니어도 손쉽게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마음이 급하니 '여성전용 대출' 광고에 안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2. 휴학생 고종민(22) 씨 또한 최근 저축은행 모바일 앱에서 간편대출을 받았다. 고 씨는 현재 직업이 없어 걱정이 앞섰지만, 생각보다 빠른 승인에 놀랐다. 그는 "150만원이 필요했지만 최대 5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해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온라인에서 손쉽게 대출받는 20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월소득이 불안정하고 ‘자산관리’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대 무직자들의 저축은행 대출 거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감독원의 저축은행 무직자 대출현황에 따르면 3년간 전체 무직자 대출 차주수 2만 736명 중 만 29세 이하의 차주가 1만 1262명으로 54.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금액 기준으로 분석해보면 전체 대출잔액 788억원 중 20대의 비중은 64.2%였으며 이들 대부분이 젊은 전업주부나 휴학생, 대학생 등 소득이 없었다. 문제는 이들의 소득이 일정치 않다보니 상환율은 낮아지고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는 것.

특히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무직자들의 대출 연체율은 2014~2015년 8%안팎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10.14%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개인 신용대출 연체율(0.48%)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일각에서는 제1금융권 대비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서의 무직 대출자가 늘어날수록 향후 부실차주의 증가로 여신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대부업 포함)마다 '단박대출', '3분만에 300만원', '여성전용 대출' 등의 솔깃한 광고를 통해 소득이 없는 저신용자들도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출을 유도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대출은 향후 삶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모바일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대출이 곧 빚’이라는 인식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20대 고객들의 쉬운 대출이 많이 발생한다면 개인파산 및 워크아웃 등의 부실 문제로 커질 수 있어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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