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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록 "간절하고 당당하게…크라잉넛 22년만에 날 표현한다"

'캡틴락'으로 첫 솔로 앨범…"100일 금주하며 작업…희망 메시지 담아"

연합뉴스 cctoday@cctoday.co.kr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제0면     승인시간 : 2017년 10월 22일 14시 06분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팀 결성 22년, 데뷔 21년만에 솔로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2
    ryousanta@yna.co.kr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팀 결성 22년, 데뷔 21년만에 솔로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2 ryousanta@yna.co.kr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팀 결성 22년, 데뷔 21년만에 솔로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2
    ryousanta@yna.co.kr
▲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팀 결성 22년, 데뷔 21년만에 솔로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0.22 ryousanta@yna.co.kr
▲ [캡틴락컴퍼니 제공]
▲ [캡틴락컴퍼니 제공]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카페 '제비다방'은 펑크 록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40)의 사랑방이다. 집이 근처인 그가 오다가다 커피를 마시고 홍대에서 '예술'하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공간이다. 바로 위 2층에 있는 작은 스튜디오에선 음악 작업도 한다.

그의 아지트인 제비다방에서 최근 한경록을 만났다. 인디 1세대로 후배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그는 캡틴락컴퍼니란 회사를 만들고 자신의 별명인 '캡틴락'이란 예명으로 25일 첫 솔로 앨범을 낸다.

1995년 결성된 크라잉넛으로 활동한 지 22년, 불혹에 솔로 앨범을 낸 것은 자신을 돌아보고 싶어서였다. 평소 음악을 만들고 글 쓰는 취미가 있던 그는 스케치한 곡들이 쌓이자 자신을 표현할 만큼 이야기가 차올랐다는 생각을 했다.

"한경록보다 크라잉넛으로 산 세월이 이제 더 길더라고요. 크라잉넛은 앞으로도 제 인생이니 지금쯤 저를 한번 돌아보고 싶었죠. 어느덧 개인적으로 스케치한 곡들이 30곡 정도 쌓여서 묵히지 말고 세상에 꺼내놓기로 했죠. 대박 날 거란 생각이 아니라 솔직하게 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아이덴티티를 위해선 숨결과 목소리가 담겨야 해 그는 부족한 보컬에도 노래를 직접 불렀다고 웃었다. 녹음하면서의 마음가짐은 "간절함과 당당함이었다"고 한다.

그는 "음악 동료들의 도움으로 시작했지만 이런 기회가 많이 오지 않을 거로 생각하니 목숨 걸고 해야겠다는 간절함이 있었다"며 "보컬에 자신감은 없었지만 '뭐 어때, 내 목소리인데, 난 날 표현하고 싶은데'라는 당당함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위해 석 달 넘게 금주를 했다. "계획한 것은 아닌데 술을 끊은 날부터 앨범 발매일까지 딱 100일"이라고 했다.

삶의 궤적을 따라 마음껏 만들고 싶었다는 앨범에는 로큰롤, 왈츠, 레게, 스카, 탱고, 디스코, 폴카, 포크 등 10여 개의 장르가 녹아들었다.

곡마다 한경록의 신념과 꿈, 사랑의 옛 기억을 비롯해 인생의 동기 부여가 된 스포츠 스타와 우상 같은 배우, 영화의 대사와 소설의 구절까지 담겨 오랜 벗의 속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내러티브를 살린 곡들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하다. 그는 "작업하면서 피로도가 있었지만 정신적으로 자유로웠고 기뻤다"고 말했다.

한경록이 좋아하는 오토바이의 시동 소리로 시작하는 타이틀곡 '케찹스타'(Catch Up! Stars)는 영화 '펄프 픽션'에서 우마 서먼이 존 트라볼타에게 토마토케첩에 대한 농담을 하면서 '따라오라'고 유혹하는 어감이 귀여워 착안한 곡이다. 별을 잡으려면 하늘이라도 쳐다보자며 스스로 '힘내자, 더 노력하자'고 격려하는 노래로 밴드 더모노톤즈 차승우의 역동적인 일렉 기타 연주가 테마를 명료하게 한다.

'가만있으면 꿈도 꾸지 마/ 저 하늘의 별 잡히지 않아 (중략) 아무 말도 듣지 마 때론 혼자라도 좋은걸/ 작은 먼지처럼 자유롭게 날아보자'(케찹스타' 중)

한경록을 가장 잘 나타낸 곡은 '알 파치노'다.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싱어송라이터 유발이의 수려한 피아노 연주 덕에 보헤미안 집시풍의 곡으로 완성됐다.

그는 "채플린과 알 파치노를 좋아하는데 그중 알 파치노에겐 남자의 로망 같은 비장미와 따뜻함이 있다"며 "'스카페이스', '칼리토' 같은 그의 영화를 보면 '뭔가를 시작해보자'는 느낌이 든다. '지난 술방울 털어버리고 나의 세상을 만들어야지'란 가사는 내게 하는 얘기"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곡에선 '하루쯤 망가져도 괜찮아'('하하' 중)라며 유쾌하게 힘을 주고, '밟아, 밟아보자'('두발 자전거' 중)고 격려하며 긍정적인 기운을 북돋운다. 전반적인 메시지가 '계몽적'이라고 하자 그는 "밝고 희망적인 앨범이 됐다"고 웃었다.

앨범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된 곡은 홍대 기반 뮤지션 60명이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모르겠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는 세상에서 침묵하기보다 외치고 행동해 세상을 바꿔나가자는 노래로 뮤직비디오에선 장기하와얼굴들, 더모노톤즈, 갤럭시익스프레스, 레이지본, 칵스, 아시안체어샷, 잔나비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홍대 거리를 행진한다.

이들을 한곳에 모으는 아이디어는 한경록의 자산이 '사람'이란 생각에서 나왔다. '경록절'로 불리는 한경록의 생일은 홍대 기반 뮤지션들이 대거 모이면서 크리스마스, 핼러윈데이와 함께 '홍대 3대 명절'이 됐다. 조촐한 생일 파티에서 출발해 어느덧 음악 축제로 확장됐다.

"경록절을 제가 만든 것은 아닌데 그때 술 한잔 얻어먹은 친구들이 갚아준 것 같아요. 하하. 이틀 만에 모은 60명이 오전 10시부터 와줬어요. 풀 분장을 하거나 칼까지 차고 나온 친구, 기타를 메고 나온 친구들까지 너무 고마웠죠."

흥과 에너지가 넘치는 트랙들과 달리 한경록의 다른 면모를 엿보게 하는 노래도 있다. 그간 크라잉넛의 음악에 휴머니즘은 있었지만 이처럼 달달한 사랑 노래는 없었다. 사랑의 증상을 감기에 빗댄 '감기'와 지하철을 타고 헌책방을 다니며 데이트하던 추억을 떠올린 '둘이서'다. 서정적인 어쿠스틱 기타와 하모니카 연주가 들려온다.

그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크라잉넛의 일정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날밤을 새워가며 작업했다. 그 힘은 '여전한 재미'다.

"크라잉넛으로 성실했어요. 우린 공연을 쉬어본 적이 없으니 컴백한 적도 없죠. 피곤하고 지칠 때도 있지만 음악을 만들고 공연하는 재미가 지금 더 있어요. 크라잉넛으로 무대에 올라가 합을 맞출 때 우리끼리 통하는 '와이파이'가 있거든요. 매번 앨범이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쾌감, 뿌듯함은 보석같이 중요해요. 창작의 고통, 음악의 무게도 있지만 계속 인생을 걸고 가보려고요."

크라잉넛이란 밴드의 영속성 기반도 멤버들 공통의 재미다. 이들은 1996년 드럭이 제작한 편집앨범 '아워 네이션 1'(Our Nation 1)으로 데뷔해 '말 달리자', '서커스 매직 유랑단', '밤이 깊었네' 등 시원한 펑크 사운드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젠 밸런스가 잘 맞아 계속 돌아가는 팽이 같아 내년 초를 목표로 정규 8집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지난해 광화문광장 촛불집회 무대에 오르면서 느낀 심정과 희망을 노래한 곡도 담을 예정이다.

그는 불혹에 낸 솔로 앨범을 통해 꿈을 꾸기에 늦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보컬이 아닌데 노래를 부르고 불혹에 1집 가수가 됐죠. 보여주고 싶어요. 꿈을 꾸기에 절대 늦지 않았다고요. 한번은 먼지처럼 자유롭게 날아보자고요. 20대에는 허무주의도 있었지만 지금은 더 청년 같은 마인드가 된 것 같아요."

트레이드 마크인 외모도 변함이 없다. 곱슬머리에 빨간 스카프를 이마에 두른 모습이다.

그는 "로큰롤 형님 중 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가 두건을 하는데 정말 멋있었다"며 "어린 시절부터 두건을 했는데 스카프가 어느덧 100장은 된다"고 웃었다.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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