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색기준 낮아 시인성·반사성능 떨어져 … 근본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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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도로교통의 생명줄인 차선이 비가 오거나 밤이면 보이지 않는다. 차선 도색 기준이 낮아 시인성(視認性)과 반사 성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색기준 강화 등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운전자 A(50) 씨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사거리를 지나가다 사고를 당할 뻔했다. 가을철 해가 일찍 저문 상황에서 비까지 내리니 차선 분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A 씨는 여러 차가 오가는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제 차선을 찾지 못해 반대차선까지 넘어갔다. 마주 오는 차량의 불빛을 보고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고 앞쪽과 옆쪽을 살피며 차선을 유지해야만 했다.

우천 시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원인은 차량의 통행으로 훼손된 차선에 수막이 생겨 빛의 반사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선 도색 때 빛의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 도료에 유리알 비드를 첨가하지만 차량통행량에 따라 도색 후 짧게는 1개월만에 비드의 절반가량이 훼손된다. 또 도색한 차선을 재도색하기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 걸린다.

전문가들은 우천 시 차선의 반사율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차선 관리와 우천형 유리알 비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우천형 비드는 노면 재귀반사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야간 교통사고 위험이 덜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을 이유로 우천형 비드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일반 비드를 사용해도 차선이 반사하는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휘드 검사 기준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도료는 거의 ‘일반 고휘도 비드’ 페인트를 사용하고 있다"며 "‘우천형 비드’는 ‘일반 고회도 비드’와 가격이 3배 이상 차이가 나고 유지기간도 짧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도 지적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명수 의원(자유한국당·충남 아산 갑)은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현행 차선 도색에 대한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비 오는 밤이면 빗물에 의한 노면반사현상 때문에 차선이 보이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경찰청은 해외사례 및 전문가 검토를 통해 차선의 빛 반사 성능에 대한 기준을 2012년 개정한 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시행 중이지만 우천 시 차선에 대한 시인성은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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