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시작 34일간 진행
가을 세일 겹치고 별차이 없어
유통업계·소비자 반응 시큰둥
내수진작 효과 끌어내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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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Korea sale festa)’가 지난달 28일 시작됐지만,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행사 규모에 비해 내수 진작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서 착안해 2015년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이 행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1일까지 34일간 진행된다.

하지만 ‘국내 최대의 쇼핑관광 축제’라는 부제를 내걸었음에도 유통업체들의 가을 정기세일 기간과 겹칠뿐더러, 할인 규모도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롯데영플라자 청주점의 경우 지난달 말부터 지난 15일까지 각각 가을 정기세일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두 매장 모두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상관없이 추석을 포함한 황금연휴 기간을 선택했을 뿐이라는 후문이다.

롯데아울렛 청주점은 황금연휴 기간에 추석연휴 특별행사를 진행했다. 이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여성·아동·유아 등 소비층 별로 대형 특별행사를 전개한다. 이 역시 롯데아울렛의 특성에 따라 매주 진행하는 특별행사의 하나일 뿐이다.

실제,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정기세일 일정이 겹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매장을 찾았다가 실망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찬 목소리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청주지역 한 유통매장에서 만난 A(39·여) 씨는 “정기세일 기간에 전국적으로 코리아세일페스타도 함께 진행된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나왔는데 기존의 세일 때와 할인 폭이 같아서 실망했다”며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적인 행사라면 이 보다는 더 큰 폭의 할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주도의 대규모 행사임에도 진행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이목을 끌 만한 홍보나 광고물, 이벤트 행사 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유통업계에서는 이 행사가 지난 정권의 창조물이기 때문에 대규모 홍보나 이벤트 행사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기 부담스러운 입장일 것이라는 추측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성과 없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서는 유통업체가 중심이 되는 구조의 한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제조업체가 주도해 창고개방과 원가에 가까운 물품을 제공한다. 그로 인해 유통업체는 소비자들에게 파격적인 가격 제시가 가능한 구조이다. 하지만 제조업체와 달리 유통업체들은 마진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제조업체가 빠진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속 빈 강정’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주지역 대형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별히 할인율이 높은 품목은 이월제품이거나 재고처리가 필요한 상품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코리아세일페스타라고 해서 정기세일 범위보다 큰 폭의 할인율을 제시하는 것은 마진을 남겨야 하는 유통업체의 특성상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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