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이 중에는 이미 여러 차례 독립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거쳤으나 여의치 않아 일단 수면 밑으로 들어갔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적 폭탄으로 남은 경우도 있고 독립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의 여파가 해당 국가를 넘어 다른 나라로, 이어 전 세계로 파급될 개연성마저 무시 못할 경우도 있다. 모두들 자신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드높이며 독립국가로 살아가기를 원한다. 유고연방 와해 이후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오밀조밀한 나라로 분리된 경우가 그렇다.
독립을 원하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경제적으로 월등함에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은 물론 문화, 인종상의 차이 특히 이질적인 언어사용으로 인한 갈등, 원래 뿌리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 등으로 비록 규모는 작고 강대국의 프리미엄을 포기한다 하더라도 독립국가의 길을 지향하는 것이다. 21세기 초반, 세계는 이런 독립염원과 이를 허용하지 않는 소속국가 간의 대립으로 긴장과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도 수백년 간 스페인 그리고 일본에 예속되었다가 1944년 미국령이 된 괌의 경우<사진> 지금 준주(準州)의 위상을 벗어나 미국의 정식 주로 편입되기를 바라는 현실이어서 예외적이다. 이럴 때 '민족정체성이나 독립'보다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해서일까? 독립을 둘러싼 여러 함수관계를 곰곰이 돌아보게 된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