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재석·취재1부
[기자수첩]

청주 성안길과 충북대, 청주대 주변을 걷다 보면 길가에서 젊은 세대들이 삼삼오오 모여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의 노랫소리에 지나가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노래에 빠져든다. 요즘 유행하는 ‘버스킹(busking)’ 공연이다. 젊은 문화이자 젊음의 솔직한 발산이다.

이 같은 버스킹 공연을 보다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소음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것이다. 인근 업주들이 주로 영업에 방해를 준다는 등 소음을 문제 삼아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결국, 거리 공연을 진행하던 사람들은 물론, 노래를 감상하던 시민들 또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발걸음을 옮겼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영국,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전 세계적으로 길거리 공연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느덧 거리공연은 자연스럽게 현 시대의 한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다. 버스킹이 일부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방해할 수 있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표현에 대한 기본권과 문화 행위라는 점 등으로 대중으로부터 허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오히려 일부 상가 업주들은 거리 공연 덕에 젊은이들의 방문이 많아지고 이러한 현상들은 결국엔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한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상 공연 소음에 대해서는 형사상 처벌 법규가 없고 해당 자치단체 조례에도 구체적 시간, 장소, 소음 기준 제한 규정이 없다.

무조건적인 신고와 이를 규정하려는 자세보다 합리적인 약속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이익을 해친다고 혹은 자신의 시간과 편히 쉴 여유를 빼앗는다는 생각을 조금만 줄이고 노래와 공연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생각과 의견을 이해해보려는 것은 어떨까.

거리공연을 신고하는 이상한(?) 세상. 아직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본 것같아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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