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식 취재2부장
[데스크칼럼]

잔치가 끝났다.

제37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지난 달 19일 막을 내렸다. 개최지 충북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주관한 이래 경기도 외의 지역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북의 장애인체전은 우승은 ‘준비’ 됐기에 가능했다. 충북선수단은 2015년 11월 장애인체육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11차례에 걸친 강화훈련 및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켰다. 또 선수층이 얇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생활체육인들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이들이 대표선수로 활약하면서 13개 종목의 종목별 우승의 견인차가 됐다.

또 다른 잔치도 목전이다.

제98회 전국체육대회가 20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26일까지 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종합 2위를 노리는 충북은 45개 정식종목과 1개 시범종목에 출전한다. 충북은 목표달성을 위해 지난 7월부터 각 종목별로 D-100일 훈련을 실시했다. 전국체전 대비 훈련은 4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충북체육회와 충북도교육청은 전력향상을 위해 강화훈련비를 조기 지급했다. 또 지난 달 7일 대진 추첨 이후 상대팀 분석 및 대응 전술전략 마련,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 등 목표달성을 위한 총력체제로 전환했다.

아마도, 충북은 이번 체전에서 종합 2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선수가 없어 불참종목이 많았던 단체 토너먼트와 체급경기에 100% 참가하기 때문이다.

체육분야에서 성적은 투자되는 ‘돈’에 비례한다. 잘 짜여진 전략·전술, 승리에 대한 의지, 대진 및 경기당일의 운에 따라 성적의 변수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예산’의 영향에서 벗어나진 못한다.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 전국체전에서 불참종목 없이 전 종목에 참가하는 것은 개최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특별히 반영된 예산 덕분이다.

문제는 잔치가 끝난 후이다.

충북은 전국체전에서 도세에 비해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충북의 엘리트체육이 활성화된 것은 적은 예산으로 최대한의 전력을 만들어낸 ‘노하우’와 함께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전국소년체전 종합 3위를 차지한 ‘황금세대’의 선수들이 전국체전에 출전하면서 비롯됐다.

전국체전이 끝나면 충북 체육은 새로운 기로에 서게 된다. 현재까지와 같이 엘리트 위주의 체육정책을 유지할 지 결정해야 한다. 이미 엘리트 위주의 정책은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전국소년체전에서 2013년 3위를 차지한 이래 충북은 2014년 8위, 2015년 6위, 지난해 7위의 성적을 올렸다. 여전히 도세에 비해 좋은 성적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전국체전에 출전하기 시작하면 충북의 전국체전 성적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일선 현장에서는 비인기종목을 중심으로 선수 선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기는 체육’에서 ‘즐기는 체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당장 성적이 떨어지면 반발이 있을 수 있다. 이해시켜야 한다.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답은 모두 알고 있다. 활성화된 생활체육 저변에서 엘리트 선수가 배출되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자치단체와 체육회의 의지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체육계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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