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K-water융합연구원장
[경제인칼럼]

지난해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지역 면적은 전 국토면적의 16.6%이고,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율은 총 인구의 91.82%인 것으로 분석돼 도시지역의 문제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불규칙한 강우 패턴의 변화는 도시 물순환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지속가능한 도시정주 공간의 안전성 확보가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도시개발에 따른 물순환 왜곡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불투수면적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지표면에 다다른 강수가 흡수되지 못하고 유출되는 것을 불투수라 하는데, 도시 인프라인 도로와 건물의 지붕, 주차장 등은 물을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시화로 인해 불투수면적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불투수면적률이 1970년 3%에서 2012년 7.9%로 증가한 상태이며, 주요 특별시와 광역시에서는 전국 평균의 3배 정도에 다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불투수면적의 증가가 물순환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가장 큰 문제는 수재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강수가 지표에 흡수되지 못하게 되면 지체시간 없이 하천으로 대량 유입될 것이며, 이는 홍수 등 수재해를 악화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매커니즘으로 도시지역의 물순환은 지속적으로 왜곡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저영향개발(LID·Low Impact Development) 기술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LID 기술은 개발에 따른 환경적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왜곡된 물순환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침투, 저류 등 자연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요소(식생수로, 빗물정원, 옥상녹화 등)를 적용, 개발 전 본래의 자연적 물순환 상태에 가깝도록 모사하는 최신 물관리 기술이다. 도시의 물순환체계를 건전하게 하고 수질을 개선시키는 효과와 함께, 수재해를 저감시키고 저류된 빗물은 재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 기능이 발휘되는 기술인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도시, 주택, 건축측면에서 빗물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 기술을 설계에 반영하고,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해 이를 권장하고 있다.

K-water 또한 에코델타시티, 송산그린시티 개발에 LID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및 정부정책 기조에 따라 수자원 관리·이용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물관리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요즘, LID기술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될 것이다.

본 기술이 국내에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학술적·기술적·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학계·산업계가 모두 참여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의 물순환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신도시 계획과 도시재생 초기단계부터 이수·치수·환경 전분야에서 본 기술을 도입하고, 열섬저감과 탄소중립에도 기여하는 그린인프라 설계로 자연적 순응 기법을 적극 장려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국내외 물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미래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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