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조, 노학연대 그리고 변혁

▲ 포스트휴먼이 온다 = 이종관 지음.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보듯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사고력을 넘어섰다. 과연 인류는 산업의 각 분야에서 활용될 인공지능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로 하이데거, 후설 철학을 연구해온 저자는 먼저 '포스트휴먼'과 '포스트휴머니즘'을 구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포스트휴먼은 인공지능이나 첨단 기술을 통해 성능이 향상된 인간을 가리키며, 포스트휴머니즘은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능성을 넓히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저자는 포스트휴머니즘의 철학적 한계로 유물론적 환원주의와 기능주의를 지적한다. 유물론적 환원주의는 인간의 뇌를 물질로 환원하려는 시각이고, 기능주의는 뇌 활동을 일종의 프로그램으로 이해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인간의 지능이 그 자체로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몸이라는 실체적 기반을 통해 드러난다는 점을 간과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간의 재현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가상현실과 웨어러블 컴퓨터 같은 장비에 의존하다 보면 인간의 지각능력이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월의책. 440쪽. 2만2천원.

▲ 동남아의 이슬람화2 = 김형준·홍석준 엮음.

동남아시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교도는 2억1천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87.2%로, 이슬람은 인도네시아의 정치는 물론 사회와 문화까지 좌우하고 있다.

비단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도 인구의 61.3%가 이슬람교도이고, 가톨릭 국가로 알려진 필리핀에도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850만 명에 이른다.

저자들은 정복 전쟁이 아니라 무역과 통혼으로 전파된 동남아시아 이슬람의 현황과 변화상을 학술적으로 고찰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미스월드 반대 시위, 필리핀 사회 속의 이슬람교 소수민족, 베트남 중부에 세워진 참파 왕국의 해양 교류, 인도네시아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눌민. 472쪽. 2만3천원.

▲ 민주노조, 노학연대 그리고 변혁 = 김원 외 지음.

1990년대 초반 현실사회주의 붕괴로 인해 저평가됐던 1980년대 노동운동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책.

이 시기의 노동운동은 민주화운동 세력과 때로는 연대하고, 때로는 갈등을 빚었다. 당시 노동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지식인과의 결합'이었다. 노동 현장에 투신한 지식인들은 연대감을 형성하고 정치의식을 심는 역할을 했다.

6월 민주화 항쟁이 일어난 1987년에는 노동자대투쟁이 발생했다. 투쟁은 중공업 공장에서 일하는 남성 노동자가 주도했는데, 이들은 임금 인상보다는 작업장 민주화를 주장했고 파업과 농성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1980년대 노동운동으로 인한 노동정책 변화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1987년 이후에는 노조의 결성과 활동에 상대적 자율성이 부여됐고, 노동쟁의에 대한 제약도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576쪽. 3만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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