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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럼]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10월 9일. 571번째 한글날이다. 한글과 세종대왕은 따로 떼놓고 이야기할 할 수 없다. 세종대왕은 조선이 건국된 지 70여년이 지났을 무렵 조선의 네 번째 임금이 되었다. 이 시기는 조선이 세워지고 많은 우여곡절 끝에 점차 안정기로 접어들 무렵이었다. 이 시대는 일상적인 삶의 질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이 꽃피는 시기였다. 물론 그 과정들은 순탄치는 않았다. 왕과 사대부는 어려운 한자로 정보 독점을 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당연했다. 

또한 당시 거대한 중국의 뜻을 거스르고 새로운 글자를 만든다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시기였다. 그럼에도 세종대왕은 한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하늘과 중국의 하늘은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 하늘을 찾아야 한다며 혼천의를 만들었고, 우리 음악을 찾고자 했던 아악, 우리나라의 시간을 되찾고자 만든 자격루와 앙부일구, 우리나라의 기후에 맞는 농사를 짓고자 만든 측우기, 농사직설을 보급했다. 이러한 것을 널리 알리고자 만든 활자, 그리고 수많은 위인들의 산실이 되었던 집현전까지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스스로 바로서야 한다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세종대왕의 정신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것이 한글이다. 우리말은 우리 글로 적을 수 있어야 하며, 사람들이 글을 배우고 익혀서 글자를 몰라 억울한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글은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571돌을 맞은 한글날!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를 생각해본다. 아주 조그만 물건의 이름에도 사연이 있듯이 이 곳 세종시도 세종시란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점점 각박해지는 삶 속에서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떠올리며 이름을 지었을 것이다. 물질 만능주의 속에서 우리 고유의 것을 찾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담았을 것이다. 또 이곳은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며 더불어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그러한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며 세종시란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집현전의 역할을 담당하는 세종시의 학교들. 세종시를 가장 세종시답게 만드는 것은 교육이다. 

세종시 출범 초기에는 교육을 둘러싼 여러 문제와 관련된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 안정화되고 있다. 더 나아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한 시도와 노력, 그에 따른 성과들도 있다. 학교와 학교를 넘나드는 교육, 학교를 넘어 마을이 같이 하는 학교, 지식위주의 교육에서 창의적인 교육을 위한 많은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 한글을 만들고자 했던 정신을 이어받는 곳이 세종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교육이 있다. 571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그 책임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다시 다짐해본다. 머지 않아 세종시는 교육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이 꽃피는, 그래서 따뜻한 공동체가 흐르는 아름다운 행복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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