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절주절]
어릴 땐 명절이 마냥 좋았다. 그러나 명절을 마냥 즐거워하는 어른을 보긴 힘들다. 아마 그중엔 제사를 지내야 하는 며느리도 있을 거고, 명절임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그러나 오늘은 내 나이 또래, 청춘들의 명절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걱정을 가장한 공격에 두 번 우는 청춘들. 물론 이야기에 앞서 모든 경우가 이렇다고 일반화 시키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한다. 어찌 보면 어른(청춘)들의 어른들께 고하는 글이다.

1. 가장 서러운 건 취준생이다. 그들에게 쏟아지는 가장 흔한 말은 "언제 취직할래?", "그냥 적당한데 취직해"이다.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취준생 본인만큼 속상하고 걱정될 순 없다. 거기에 비교까지 강행하는 경우가 있다. "누구는 대기업 취직했다더라" 이런 소리는 절대 하지 마라. 더 나락으로 내모는 지름길이다.

2. 공시생도 만만치 않다. 취준생 보다 많을 수 있는 공시생. "언제 붙을래", "누구는 한 번에 합격했더라" "그냥 그만하고 취직이나 해" 이런 소린 제발 넣어둬라. 매일매일 틀어박혀 공부와 씨름하고 옆 친구와 경쟁한다. 누군 안 붙고 싶겠는가? 해온 세월에, 받아온 기대에 포기도 못하는 것이다.

3. 연봉·결혼 논하지 마라. 드디어 취직했더니 이젠 연봉을 걸고넘어진다. "누구는 얼마 받는다는데", "너네 회사 얼마 안주지" 이런 말 말라. 하루하루 일에 치여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젠 '결혼'도 큰 용기가 필요한 시대다. 먹고살기 빠듯한데 어떻게 하나. 솔로인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러지 마라. 두 번 죽이는 길이다.

4. 살 빼라 하지 마라. "잘생기고 예쁜 얼굴 살이 가렸다"느니 "젊은 나이에 그게 뭐냐" 하지 마라. 운동할 틈 없이 바쁠 수도 있다. 먹는 즐거움이 있어 그나마 버티고 있는지 모른다. 운동권이라도 끊어주고 잔소리하라.

명절인데 다 같이 즐겁게 보내는 게 좋지 않나. 일 년에 두 번 뿐인데 서로 배려하는 거 어렵지 않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명심하라.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 "걱정돼서 하는 소린데" 이건 듣는 사람에게 백프로 기분 나쁜 소리고, 걱정은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게 그를 위한 거다. <편집부 김윤주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