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50여일 앞두고 교실개방
급식 미운영 … 각자 점심 해결
“학습권 공백 대비책 마련해야”

추석을 포함한 명절 연휴가 10여일 예정된 가운데 정작 고3 학생들은 급식중단에 따라 도시락을 지참하는 등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사회전반적으로 ‘교대 근무·대체 근무’ 등 연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3 학생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처럼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수능이 50여 일 남은 시점에서 충북지역 일반고 대부분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연휴 기간 고3 수험생들을 위해 교실을 개방한다.

교실 개방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교에 나와 수능시험 공부를 하라는 취지다. 강제 등교가 아니어서 집이나 독서실, 학원에서 공부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면학 분위기가 잡힌 학교가 공부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자율학습일에는 교사들도 2명 안팎이 교대로 출근, 자율학습을 관리하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을 계획이다.

문제는 급식이다. 등교가 강제는 아니지만 학교에 나와도 급식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 점심을 해결해야 한다. 산업계는 연휴 기간동안 생산가동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교대 근무 등 자체 방안을 마련했지만, 조리원 등 급식 종사자들은 연휴기간 모두 쉬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립 고교의 경우 대부분 연휴 기간 급식소를 운영하지 않는다. 운영하더라도 길어야 이틀에 불과하다.

정부나 교육당국이 수능이라는 현재 입시 제도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학습권 공백’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휴 기간 자율학습일은 학교별로 다르고 마땅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청주 오송고는 추석 전날인 3일과 추석 당일인 4일을 제외하고 3학년 교실을 개방한다. 3학년 229명 중 100여 명이 연휴 자율학습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고는 연휴 기간 중 3∼5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학년 교실 문을 연다. 청주고는 2~3일과 7·9일에, 중앙여고는 6~7일과 9일에 교실을 각각 개방한다.

각 학교는 학생들이 집에서 밥을 먹고 오거나 근처 식당에서 해결하도록 점심시간을 2시간 가량 여유 있게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문을 여는 식당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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