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혁 대전동구 부구청장
[시선]

몇 해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일고 있다. 여기저기 갖가지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인문학 책을 읽자는 사회적 캠페인이 벌어질 정도로 인문학에 대한 열기가 고조됐다. 최근에는 TV 등 방송매체를 통해서도 그 열기를 실감할 수 있다. 전문적인 인문학 강좌에서부터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배낭속의 인문학’ 등과 같이 인문학에 예능적 요소를 가미한 TV쇼가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5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의 경우 1년간 1권이상의 책을 읽은 사람들의 비율은 65.3%, 1인당 연평균 독서량은 9.1권, 하루 중 독서에 쓰는 시간은 25분 이내 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체로 독서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스스로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독서는 습관이고 주위 환경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본다.

실제로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날로 경쟁화되고 복잡다기해지는 생활환경 속에서 시간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줄어들고 무엇보다도 평소 독서 습관을 충분히 들이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한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각종 정보나 지식을 접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직접 독서에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 또한 더욱 감소해간다고 생각된다.

필자 또한 예외가 아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의지 부족으로 책을 대하는 시간이 줄고 책과 점점 멀어져 왔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사무실이든 집이든 일단 가까운 곳에 책을 두기로 마음먹었다. 내 손 닿는 곳에 휴대폰이 아니라 책을 두고 단 10분이라도 틈틈이 책을 대하다보면 책을 읽는 시간과 기회를 점점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되리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흔히 책을 읽다보면 공감과 감동, 의심과 질문 때로는 충격과 자극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한다.

어쩌면 이처럼 책을 통해 얻게 되는 여러 가지 감응과 직·간접 경험들이 우리가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일상 가운데 손쉽게 책을 접하고 공유하는 공간 하면 역시 도서관이다. 우리 동구에는 가오, 용운, 가양도서관 등 공공도서관이 8개 있고 소장도서도 50여만권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책과 독서를 주제로 다채로운 이벤트를 연중 개최해 독서문화를 장려해 나가고 있다. 독서경진대회, 독서체험마당 등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서축제인 ‘동구 책 문화 어울마당’ 그리고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라는 북스타트 독서운동은 아직 독서 형성단계에 있는 어린이들을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안내한다는 취지이다. 또 전문가 초청 인문학 강좌와 독서아카데미, 전시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 향유의 기회를 누리도록 하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스며드는 서늘한 기운이 기분 좋은 계절이다. 하루하루 싱그러움이 더해가는 초가을에 서로 책 권하는 문화, 책 읽는 문화의 향기가 널리 퍼져나가 우리사회가 보다 따뜻하고 풍요로운 문화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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