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한여름 수채화 같은 연출이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켰지만 끝까지 그 감성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22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SBS TV 수목극 '다시 만난 세계' 마지막회의 전국 평균 시청률은 6.1-6.2%로 집계됐다. 다만 대통령 유엔 총회 기조연설이 특보로 방송되기 전까지의 2부 시청률은 6.7%를 기록했다.

MBC TV '병원선'은 10.5%-12.4%, KBS 2TV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은 2.3%로 집계돼 '다시 만난 세계'는 동시간대 2위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서는 해성(여진구 분)이 살인 누명을 벗고 정원(이연희), 친동생들과 행복한 추억을 만든 뒤 소멸했다. 1년 후 정원은 아름드리나무 아래서 해성과 다시 만났지만 환영인지 실물인지는 알 수 없는 열린 결말이었다.

판타지 로맨스를 표방한 '다시 만난 세계'는 초반 순수하면서도 아련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로 기대를 모았다.

여전히 교복 차림이 어색하지 않은 여진구와 청초한 미모를 자랑하는 걸그룹 다이아 멤버 정채연의 풋풋한 교내 로맨스가 특히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해성의 죽음으로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정원이 성인이 된 후 옛 모습 그대로인 해성과 재회한다는 설정도 만인의 판타지 욕구를 잘 충족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성이 현재로 시간을 건너뛴 후부터 나타났다.

물론 설정상으로도 해성은 과거 모습이고, 정원은 성인이지만 스무 살 여진구와 스물아홉의 이연희라는 조합은 아무래도 어색했다. 오히려 조연 커플인 진주(박진주)-호방(이시언)이 더 자연스러웠던 덕분에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극 전개에서도 해성이 살인 누명을 벗는 모습과 그 사이에서 깊어지는 해성-정원의 로맨스가 주가 돼야 했지만 푸드트럭 개업 이야기 등에 무게가 분산되면서 몰입력이 떨어졌다. '만능 해결사' 도여사(윤미라) 캐릭터도 극의 긴장감을 낮췄다.

그럼에도 사극, SF극에 이어 로맨스극까지 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준 여진구의 성장은 눈길을 끌었다. 과거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이연희, 안재현도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속으로는 이종석-수지 주연의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방송한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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