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1단계: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고 나서 등과 목을 펴고 배를 끌어당기며 허리부터 숙인다. 2단계: 머리, 허리, 등이 일직선이 되도록 숙인 상태에서 잠시 자연스럽게 멈춘다. 3단계: 굽힐 때보다는 다소 천천히 상체를 들어올린다. 4단계: 상체를 들어 올린 다음 똑바로 선 후 다시 상대방과 시선을 맞춘다.

국제매너 교과서에 나와 있는 인사의 기본요령이다. 뭐니 뭐니 해도 인사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눈이다. 눈빛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과 기분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화를 하거나 인사할 때 반드시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라고 가르친다. 눈 맞춤 없이 건성 행해지는 인사는 무관심하거나 의례적인 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울러 인사는 상대방과 눈이 마주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이다. 상대가 쳐다보지 않는 가운데 인사를 하면 의미가 없어지는 까닭이다. 만일 상대방이 쳐다보지 않고 있다면 "안녕하십니까?"하고 말로 인사를 한 후, 그 인사말을 상대가 듣고 눈을 마주쳤을 때 허리를 구부려 인사하면 된다. <이규식·박한표 지음, '국제매너와 자기관리'>

인사(人事)는 문자 그대로 '사람이 하는 일'을 의미한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아름다운 행위이며 인간관계 매너의 기본이 된다. 이런 일반적이고 상식 차원의 인사예절이 의외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상의 현장에서 이런 소박하고 기초적인 인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아쉽고 착잡하다.

코레일 열차 승무원들이 객실을 출입할 때 허공을 향하여 행하는 공허한 허리 굽힘은 이런 기본개념과 절차의 근간에서 벗어나는 것이어서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진정한 친절과 서비스는 무엇보다도 고객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존중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