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에세이]

청주공예비엔날레가 ‘HANDS+품다’의 주제로 지난 13일 개막식을 시작해 오는 10월 22일까지 옛 연초 제조창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1인 총감독 대신에 지역예술계 건축, 공연, 문학, 미디어, 미술, 영화 부분의 예술인 11명의 공동감독이 기획했다. 문학 감독으로 참여하면서 관객의 관점에서 공예의 가치와 삶의 향기를 풀어놓았다. 국내 최초로 공예가 타 장르 예술과 융합해 확장을 보여주며 미래 공예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했다. 공예를 대중의 시선에 맞춰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축제로 기획전, 세계관, 페어, 교육, 학술, 체험행사로 구성했다.

기획전은 4섹션으로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미디어 아트와 공예의 융합이다. 관객은 작품을 통해 공예의 물성과 자연의 속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단다.

섹션2 공예의 시간의 주제로 전통과 현대 공예의 경계에 대한 확장 융합을 통한 공예의 미래를 조망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극찬을 받은 우지엔안 작가와 함께하는 청주 500번의 붓 자국은 시민들이 붓으로 그린 종이를 끊어지지 않게 잇고 잘라 만드는 전지 기법을 이용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내어 호평을 받았다.

섹션3 심미적 관계의 주제로 8명의 공예작가와 8명의 미디어 아티스트가 만나 시각과 청각을 자극하는 작품을 통해 공예 작품만으로 보이지 않던 심미적 아름다움과 확장을 보여줘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섹션4 품다의 주제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작가 10명의 작품세계, 작품과정, 예술정신을 느낄 수 있도록 미디어 피사드와 인테랙티브 콘텐츠로 구현한 웅장함에 관객의 탄성을 이끌었다. 기획전은 공예가 타 장르의 예술을 품어 사람의 손으로부터 공예 이상의 것을 창조하는 8개국 작가 49개 팀의 669점이 전시됐다.

국내 최초로 실험적으로 시도한 전시관에서 펼쳐진 공예와 무용, 공예와 행위예술의 만남은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일상의 공예와 공예의 미래라는 주제로 운영되는 9개국 전시관에는 232명의 작가 497점의 공예작품이 전시됐다. 공예가 품은 세계의 문화를 탐구하는 장으로 한곳에서 관람하는 행운에 행복하다는 관람객의 소감에 무거운 어깨가 가벼워진 느낌이다.

물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객도 있다. 어찌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수 있겠는가. 공동감독제, 공예와 미디어의 융합, 공예와 무용, 공예와 음악, 공예와 행위예술의 만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실험정신은 위험적 요소들을 감수해야 한다. 공예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고 공예의 확장과 미래를 고민한 참여 작가의 예술정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모든 행사는 사람이 만든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도록 한다. 그러기 위해 사람의 정서를 담아 주제와 의식이 공감하도록 짜임새 있게 펼쳐놓았다. 이제는 공예가 공예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예는 우리 일상이며 삶에 녹아 있다. 그동안 어렵고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공예를 더욱 쉽고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담았다. 기획전, 세계관, 페어, 교육, 학술, 체험행사장을 둘러보면서 공예의 가치와 삶의 향기를 느끼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을 갖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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