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생 따돌림 당할까 쉬쉬
학생인권 탓 전수조사도 못해, 학교 방법 없어 통신문·교육만

대전지역 일부 초등학교에 머릿니 주의보가 발령됐다. 후진국형 전염병으로 알려진 머릿니가 자녀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접한 학부모들은 창피함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20일 본보가 취재한 결과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대전지역 3개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머리에서 머릿니가 발견됐다. 머릿니 발생지역은 대전 특정지역 초등학교에 집중돼 있다. 첫 발생은 지난 5월이다.지난 5월 3학년 여학생에게 머릿니를 발견한 A초등학교는 학부모에게 연락해 이 사실을 알린 후 모든 학년에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한달 남짓 머릿니는 인근 학교에도 발생했다. B초등학교는 지난 6월 2명의 1학년 여학생에게 머릿니가 생긴 것을 알고 각 가정마다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해당 학년에 청결교육을 실시했다. C초등학교 역시 지난 6월 2학년 여학생 1명에 이어 지난달에 3학년 여학생 1명 총 2명의 학생에게 머릿니를 발견했다.

머릿니는 유치원 및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기생률을 보이는 기생충의 하나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머릿니에 전염되면 두피 전체가 가렵고 심할 경우 경부림프생 비대와 결막염을 유발한다. 감염 학생들은 머릿니에 물린 자리의 가려움으로 자주 긁다 보니 집중력이 저하돼 학습에 방해를 받고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질 경우 집단 따돌림을 당할 수 있어 쉬쉬하고 있다.

학생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들 초등학교는 학생인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못해 현재 감염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머릿니는 법정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교육청은 학교에서 머릿니 발생과 관련한 보고나 점검을 따로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방제약 등으로만 치료해 피해 확산의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머릿니 감염의 심각성을 우려해 집단 방제가 필요한 경우 2일 정도 교실 등 활동공간을 비워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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