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검증단, 문제점 발견 못해… 재가동 동의여부는 유보

슬라이드뉴스2-하나로원자로2.jpg
▲ 사진 = 충청투데이 DB
3년째 멈춰있는 연구용원자로 ‘하나로(HANARO)’ 재가동의 불씨가 지펴지고 있다.

대전 원자력시설안전성시민검증단은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하나로 원자로 내진보강 중간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하나로는 2014년 7월 내진보강으로 가동이 중단돼 올해 4월 공사를 완료했지만 안전성 의혹으로 현재까지 재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중간검증 결과 내진보강 검증을 맡은 검증단 1분과 측은 그동안 논란이 제기된 여러 항목에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검증단과 함께 지난 414일 자체적으로 누설률 시험을 해보니 8회 평균 442.6㎥/hr으로 허용기준치(570㎥/hr) 이하였다. 방사성물질이 기준치를 넘어 원자로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인준 한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누설률 시험에서 (방사성물질이)새지 않으면 완벽하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내진보강 공사 안전성에 의혹이 일은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원자력시설 중 건설 후에 내진보강한 적이 없던데다 시공방식도 사례가 드문 탓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쓴 내진설계는 외벽에 구멍을 뚫어 안쪽과 바깥쪽에 철재빔을 덧대 볼트 형태의 봉으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트러스트 공법이다. 이 공법은 자칫 구멍을 채운 콘크리트와 관통볼트가 완벽히 부착되지 않으면 방사성 물질이 사이에 생긴 빈틈을 타고 외부로 누출되는 위험이 있다.

다만 시민검증단은 내진보강 안전성 확인과 별개로 하나로 재가동 동의 여부 등의 최종 결정은 내지 않기로 했다. 단순히 현재 결과만으로는 지진에 안전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보고 추가적인 실험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다. 시민검증단 측은 그 일환으로 원자력연과 협의해 부산대 지진방재연구센터에 의뢰, 올해 연말까지 진동대 실험을 거치기로 했다. 진동대는 하나로 원자로건물 기둥부위를 실크기로 만든 모형 시험체에 인공지진파를 사용, 실제 흔들리는 상황에도 밀폐가 완벽한지 보는 실험이다. 이로써 하나로는 멈춘지 3년 만에 재가동을 위한 큰 산을 넘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단은 시민검증단 중간검증서 내진 안전성에 이상없음이 확인된 데다 재가동 불가 등의 부정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시민검증단은 법적구속력이 없지만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시민 불안을 감안, 검증단 동의를 전제로 재가동을 약속해 사실상 가장 중요한 결정기구다.

재가동 승인 소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시민검증단 검증 과정을 지켜본다는 이유로 예정했던 누설률 시험을 연기했었다. 현재 원안위는 49개 검사항목 중 47개를 진행, 누설률 등 2개만 남겨둔 상태로 이들 검사만 통과되면 재가동에 법적인 제약이 사라지게 된다. 검사가 빠르게 완료되면 당장 28일 예정된 원안위 본회의에서 하나로 재가동 여부가 최종 결정될 수도 있다. 홍서윤 기자classic@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