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연구용 원자로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 중단
수소차 연료전지 실험 지연
각종 연구개발도 진행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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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국내 유일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HANARO)’ 가동이 수년째 중단되면서 사회 각 분야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의료분야다. 하나로가 멈추면서 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RI) 원료 생산도 중단됐다. 소아 신경모세포 암을 치료하는 의약품인 I-131엠아이비지(mIBG)는 하나로에서 전량 생산·공급해왔다

그러나 현재는 원료 생산 중단으로 수입에 의존·공급함으로써 수급이 불안정하다. 누적된 적자만 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데 문제는 하나로 재가동이 늦어지면 이같은 공급 차질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부터는 의료용 동위원소를 공급할 때 품질관리 인증을 받아야는데 하나로 가동이 늦어질수록 자연히 치료제 생산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한 산업계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연료전지를 개발하려면 하나로의 중성자 빔을 활용한 성능 실증이 필수지만 현재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포스코도 중성자 빔을 활용해 선주 등에 공급하는 강판에 잔류응력이 얼마나 있는지 측정해야는데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산업계에서 우위를 점했던 하나로의 경쟁력도 밀리고 있다. 하나로는 세계 3대 고품질 대용량 전력용 반도체 공급체로 꼽혀왔다. 그러나 올해 초 가동 중단에 따라 일본의 기업인 일본 '섬코'(SUMCO)를 시작으로 기업들이 생산계획에서 하나로를 배제하고 있다.

눈에 안보이는 유무형의 연구 차질도 막대하다.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는 하나로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이용해 다양한 기초연구를 수행 중이다. 그러나 하나로 가동이 계속 늦춰지면 단순히 3개월을 넘어 내년도 연구를 계획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

국가현안 중 하나인 미세먼지 관련한 연구 수행에도 중성자 이용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공동협력해 하나로 냉중성자실험동에 설치한 KIST-USANS 장치도 가동 못해 연구가 지체되고 있다.

이같이 하나로 재가동이 지연될수록 사회 각 분야에 미치는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어 시급한 재가동이 요구되고 있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원장은 “하나로는 국가차원의 중요시설”이라며 “하나로가 너무 오랫동안 가동되지 않고 있어 방사성 연구개발 전체가 흔들리는 위험에 처해있다. 하나로 재가동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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