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의 정신 들려줘…윤이상 이름을 다시 무대로 부르는 계기 됐으면"

17일 독일 베를린의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공연'을 마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성시연(41·여) 단장은 "한국사람에 의해 연주되는 윤이상의 음악을 들려줬고 테크닉적인 해석이 아니라 한국의 정신이 부여된 음악을 들려줬다"고 말했다.

성 단장은 "윤이상의 음악은 A에서 Z까지 한국이라는 뿌리를 뒀다"며 "이번 공연이 잊혀 가는 한국의 작곡가 윤이상의 이름을 다시 무대로 불러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1997년 10월 창단된 경기도립 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의 소속 단원은 현재 104명이다.

2014년 경기필하모닉 단장으로 부임한 성 단장은 국내 국공립 오케스트라 최초 여성 예술단장 겸 상임 지휘자다. 

다음은 성 단장과의 일문일답

--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독일 공연의 의의는.

▲ 작곡가 윤이상은 독일에서 스승 보리스 블라허의 조언에 따라 그의 작곡 스타일을 완성하였고 한국적인 요소가 가득한 그의 작품이 새로움으로 인정을 받았다. 당시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독일인들에게 한국과 동양 사상인 도교사상을 그만의 언어로 전했다. 그의 작품들은 그와 친분이 있던 서양 음악가들에 의해 초연되고 연주됐다. 대부분의 오케스트라 곡들의 레코딩도 독일 오케스트라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번에 경기필은 한국사람에 의해 연주되는 윤이상의 음악을 들려줬고 테크닉적인 해석이 아니라 한국의 정신이 부여된 음악을 들려줬다. 윤이상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한국 오케스트라가 베를린 뮤직페스티벌에 초청받기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잊혀 가는 한국의 작곡가 윤이상의 이름을 다시 무대로 불러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윤이상의 음악과 삶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 윤이상은 그의 음악의 의미를 A에서 Z까지 한국이라는 뿌리에 뒀다. 그것이 유럽에서는 새로움으로 부각됐고 결국 윤이상은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그 당시 유럽에 한국의 정신을 불어넣었다고 할 수 있다.

-- 예악(禮樂)과 무악(舞樂) 등을 연주하던데 선곡의 이유는.

▲ 독일 뮤직페스티벌 측의 특별한 요청이 있었다. 독일에서는 이 두 곡이 윤이상을 대표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하고 있다.

-- 경기필도 20주년인데 여성 단장·지휘자로서 경기필에 대한 평가와 바람은.

▲ 경기필은 음악적인 가능성과 건강한 사회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오케스트라다. 장애학교같이 음악이 필요하지만 접할 수 없는 곳에 스스로 자원해서 가는 단원들도 있다. 젊고 응집력 있는 사운드로 베토벤부터 현대음악, 친숙한 영화음악이나 뮤지컬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해내는 오케스트라는 국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탄탄하고 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오케스트라가 되기를 바란다.    

-- 경기필과 관련해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역 사회에서 사랑받는 오케스트라가 그 가치를 전달하고 오래도록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방대한 경기도 곳곳을 자주 찾아가지는 못하더라도 경기필의 공연이 있을 때 꼭 와주셨으면 한다. 시간이 아깝지 않을 것이고 감동을 하고 돌아갈 것이다. 그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더욱 성장하는 오케스트라가 될 것이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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