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4섹션 공예창작·재해석
국·내외 유명작가 총출동
공예 정체성·현주소 소개
오디오 서비스 제공 눈길

▲ 김성수·김용찬의 '옥타곤×우주'. 거대한 체스판을 연상시키는 김성수의 작품에서는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모습이 보인다. 전쟁 또는 축제처럼 보이는 군중의 형상은 가상의 역사이지만, 실제 존재했던 형상들의 기억처럼 연출하기 위해 디오라마 형식으로 구성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과거를 보존하면서도 미래를 통해 현재도 진화하고 있는 공예. 그렇다면 무엇이 공예일까?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아 하이라이트이자 메인인 기획전을 살펴본다면 그 답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다.

이번 공예비엔날레 기획전은 지난 1~9회까지 이야기해 온 공예의 담론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공예의 외면과 내면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전 ‘RE:CRAFT’가 펼쳐지고 있는 행사장 2층에 들어서면 비엔날레의 신작 70%를 미리 보여주는 프리뷰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는다. 총 4개의 섹션 중 처음으로 만나는 섹션1(우주 Universe:7 Space)은 7인의 미디어아티스트들이 미디어아트를 통해 공예를 재해석한 공간이다.

공예의 가장 원초적인 개념부터 장르의 한계를 넘어선 작품들이 새롭게 구성돼 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작가의 작품은 자넷 에힐만의 ‘공간과 시간을 여행하는 선’이다. 관람객들이 직접 카펫에 서거나 누워 천장에 매달린 그물망의 색과 부피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물을 재활용해 색을 입힌 후 그 위에 디지털 기술을 입혀 4년 만에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개의 벽면 전체를 프로젝션맵핑 기술로 만든 프랑스 아티스트 조니 르메르시에의 ‘산(La Montagne)’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프랑스 현지의 산 지형을 표현에 한국의 소백산 정상의 운무 모습을 곁들었다.

섹션2(공예의 시간:Time in Craft)는 전통적 공예와 현대적 공예, 그리고 새롭게 등장한 미디어적 공예가 만나는 곳으로, 공예의 정체성과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공예가들이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제작한 방식이 아닌 멀티미디어 기술과 공예를 접목한 실험적 작품들이 즐비하다. 양숙현의 ‘슈퍼크래프트:깍지·똬리’, 후니다랩의 ‘웨어러블 사운드 쥬얼리’, 다니엘 드 브루인의 ‘신기술’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관람객들에 호평을 받고 있는 우지앤안의 ‘청주, 500번의 붓자국’도 흥미롭다. 중국 고유의 전통신화 패턴을 기반으로 작품을 만드는 우지앤안이 청주시민 500여 명의 붓과 먹으로 자유스러운 모양을 제공 받아 평면에 붙여 다시 공예스러움을 찾아낸 작품이다.

섹션3(심미적 관계:Aesthetic Relationship)은 공예작품에 미디어아트의 기능을 가미해 예술성을 재탄생 시킨 전시들로 가득하다. 대중성을 살리기 위해 공예와 미디어가 접목된 만큼 흥미진진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김성수·김용찬의 ‘옥타곤×우주’다. 지나는 이들마다 저마다 칭찬일색이다. 현재 우주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관람객들에게 연속된 빛의 순간을 통해 자신만의 우주를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섹션4(품다)는 지난 1~9회까지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등장한 공예가들의 작품세계과 예술정신을 조망하기 위해 인터렉티브미디어 전시로 구성돼 있다.

송대규 미디어 감독은 “기획전은 공예의 본질을 투영하고 창작 과정과 창작 정신을 통해 나온 결과물을 전시했다”며 “처음 다가오는 관람객들은 어색할 수 있지만 천천히 둘러보시면 끝내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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