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절, 노인건강 위협
골다공증 등으로 뼈 약화돼
가벼운 외상에도 쉽게 골절
후유증에 장기 기능 퇴색도
인공관절치환술 치료 요해

▲ 도움말=이봉주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과장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처음으로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넘어서며 고령인구 비중이 14%에 이르렀다. 인구 노령화는 경제적·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으며 그에 따른 의료비용도 증가 추세다. 노령화가 지속되면서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화돼 척추 및 고관절 등이 골절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에게 발생하는 낙상 골절 사고 중 가장 조심해야 할 게 허벅지와 골반 연결 부위가 부러지는 고관절 골절이다.

60대 이후 골조직이 급격히 약화돼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만으로도 쉽게 골절될 수 있다. 고관절이 골절돼 장기간 침상에 누워 있으면 폐렴, 욕창, 혈전에 의한 심장마비, 뇌졸중 등 다양한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노인의 낙상은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낙상사고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80만 명에 달하며, 사고 사망원인 2위, 전체 질병 중엔 암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 고정술(골절된 부위를 정복하여 뼈를 고정하는 수술)이나 인공관절치환술을 받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엔 골 고정술보다 일상으로의 빠른 복귀가 가능한 인공관절치환술을 선호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두렵거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고관절 인공관절치환술에 대해 대전선병원 정형외과 이봉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인공관절치환술, 꼭 필요할까

우선 고관절 골절로 인한 부상은 여러 후유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골절 후에는 심한 통증이 생기거나 골절로 인한 출혈로 심장, 폐 등 장기의 기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침상에 누워 지내는 동안 욕창, 흡인성 폐렴, 혈전으로 인해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감당해야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관절 인공관절치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퇴경부 골절(엉치뼈가 부러지는 것), △대퇴 전자간 분쇄골절(대퇴골 상부에서 옆으로 돌출된 부위가 부러지는 것)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대퇴골두 부분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뼈가 썩는 질환) △골 관절염 등이 발생했을 때다.

환자가 고령이라면 고관절 주위 골절의 대부분이 인공관절 수술을 요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골절된 대퇴 근위부 뼈를 제거하고 비구(엉치뼈의 바깥쪽에서 오목하게 들어간 곳)에 해당하는 골반의 연골 부위를 갈아낸 뒤 인공 관절 치환물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뼈를 제거하고 비구 연골을 다듬는 과정에서 출혈과 감염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 시 이 과정이 아주 중요하다. 충분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 수술의 유의점은

고령 환자의 심장이나 폐는 정상 성인보다 약한 경우가 많다. 환자와 보호자의 답변에 따라 객관적인 의학적 검사 소견은 많이 위험할 수 있지만 평소 활발하게 활동하며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면 수술 과정을 잘 견딜 수 있다.

특히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등 타 진료과와의 협진을 통해 수술이 가능할 것인지 충분히 검토한다. 수술은 대체로 척추 마취를 한 후 진행되고, 수술 후엔 2~3일 동안에는 안정을 취하며 통증을 조절한다.

이때 휠체어 보행 및 기립 운동을 시작한다. 재활 프로그램에 맞추어 회복이 잘 되는 경우에는 상처 치료가 끝나는 2주 정도 후면 보행기를 잡고 병동에서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수술 후 부주의로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어 여러 가지 점들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탈구’라는 초기 합병증은 습관성 탈구를 유발하고 치환물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치환물을 오래 잘 쓰려면 쪼그려 앉기, 고관절 내전(몸 쪽으로 가까이하는 것) 및 내회전(몸의 중심부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을 자제해야 하며, 무릎보다 낮은 의자에 앉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 수술 후 보행 중에 넘어질 수 있어 3개월 정도 지팡이 보행을 권장한다.

◆ 예방법

뼈가 약한 노인들은 단순 낙상으로도 골절상을 입을 수 있어 본인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낙상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는 천천히 일어나야 하고, 계단을 오를 때는 항상 난간을 붙잡은 뒤 천천히 움직여야 한다.

보행 시에는 굽이 낮은 신발, 잘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경우 보행기나 지팡이를 사용해 무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실내에 있을 때는 화장실, 거실 등의 바닥에 물기를 없애 미끄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골절 위험은 골밀도가 줄어들수록 높아져 평소에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칼슘을 많이 섭취하고 나트륨과 카페인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평소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필요하다. 골밀도가 최대 수치에 이르는 데 도움이 되며 중년 이후 골밀도 감소 속도를 줄여준다. 스트레칭, 소도구를 이용한 근력 운동, 걷기와 수영 등의 심폐지구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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