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주말(9~10일) 내내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충남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공기 1㎥당 70~100㎍을 오르내리며 지난 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심은 자욱한 미세먼지로 뿌연 안개가 낀 모습을 연출했다. 환경부는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이 한 달 빠르게 시작됐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이제 때를 가리지 않고 엄습하는 불청객이 됐다.

충남도민 10명 중 7명은 미세먼지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다. 이 조사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응답은 무려 74.7%로 나온 반면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18.9%에 그쳤다. 도민의 34.6%는 미세먼지로 일상생활에 매우 불편함을 느낀다고 밝혔고, 다소 불편하다는 응답도 43.4%나 됐다.

이 정도면 미세먼지 때문에 주민 대다수가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으로 봐야 한다. 불편을 넘어 건강 이상을 경험했다는 주민도 꽤 있다. 재채기·코막힘·감기 등 호흡기 질환(79.8%)이 가장 많았고, 안과질환(14.9%)과 피부과 질환(2.6%)이 뒤를 이었다. 먼지는 코에서 걸러지지만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 크기인 미세먼지는 폐, 눈에 침투한다.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이 들어있는 미세먼지를 그대로 마신다고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하다.

미세먼지 유발 요인은 복합적이다. 화력발전소와 공단 굴뚝에서 내뿜는 오염물질, 자동차 매연, 중국에서 넘어오는 황사 등을 들 수 있다. 충남 서해안 지역에 화력발전소가 집중 배치돼 이 지역의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화력발전소나 경유차를 없앤다고 미세먼지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정부가 지난 6월 30년 이상 된 노후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미세먼지를 줄여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다. 다만 어떻게 줄여나가느냐의 방법론적인 문제가 남는다. 깨끗한 공기를 위해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주민들이 어떤 고충을 겪고 있고, 무얼 바라는지 여론조사에 드러나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미세먼지 대책수립에 적극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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