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
17개 시도중 상위권 기록
성공지상주의·청년실업률 증가... 사회적 요인 등 원인 분석
예방 위한 관계기관 대응 절실

연평균 1만 3000명, 일평균 7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로 인한 자살 유가족이 최근 10년 간 70만명 이상이 발생하면서 자살이 현대사회의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살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지정된 ‘세계자살예방의 날’이 오는 10일로 14회를 맞이하지만, 사회적 관심은 물론 관계기관의 예방책도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7일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전국 자살사망률(인구 10만명당)은 지난 2011년 31.7명에서 2015년 26.5명으로 점차 감소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어 15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과 충남의 경우 2015년 국내 17개 시·도별 자살률에서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할 정도록 자실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청소년 인구 10만명당 사망원인이 교통사고(4.0명)나 암(2.9명)에 앞서 자살(7.2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최근 대두되고 있는 청소년 자살의 심각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높은 자살률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꼽고 있다. 경찰청의 자살 동기 통계를 보면 2015년 자살 원인 중 31.5%가 ‘정신과적 질병문제’로 집계된 만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성공지상주의나 청년실업률 증가 등 사회적 요인이 현대사회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자살 원인에 있어 과거 ‘육체적 질병문제’가 정신질환에 이어 주된 요인으로 나타난 반면 2011년 이후부터 ‘경제생활 문제’가 더 큰 자살요인으로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살 예방을 위한 관계기관의 대응은 부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세계 자살률 2위를 기록한 일본의 경우 7000억대 자살 예방예산을 투입하며 34%의 예방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지만 올해 보건복지부에 편성된 자살 예방예산은 99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는 “유년기부터 경쟁과 성공에 대한 피로감, 집착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고통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자살을 쉽게 생각한다”며 “자살과 분야별 사회 현상의 역학관계를 분석해 체계적이고 범사회적으로 추진하는 자살 예방프로그램을 유년기부터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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