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9〉끝나지 않은 악몽-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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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선혜 씨가 동원이의 다리를 주물러 주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아이에게 하루는 길기만 하다. 9살 동원이는 올해 7월경 학교생활을 일단 중단했다. 2학년 1학기를 갓 마친 시기였다. 현재의 몸 상태로는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3살때 빌름스종양이 발견돼 콩팥 1개를 제거했던 동원이는 지난해 8살이 되는 무렵 골육종이라는 암진단을 받았다. 암이 골반까지 전이돼 아이는 매일 매일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골반과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통증으로 인해 걷지 못하고 기어다녔으며 누워서 못자고 앉아서 자야할 정도였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픈 아이의 다리를 밤새도록 주무르는 것이었다. 어머니 선혜 씨는 “이 조그마한 아이에게 하늘은 참 가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원이는 지난해 발병됐을 때 바로 항암치료를 받았다가 다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중단했었다. 그러나 겨울을 지난 올해 2월부터 다시 병이 악화되면서 결국에는 학업을 멈추고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선혜 씨는 아이가 암세포랑 싸워서 이기려면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사실 동원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투병생활을 해와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몸이 아프다보니 2교시에 가서 4교시에 집에 오는 일이 계속됐고 그런 동원이에게 친구들은 “왜 너만 매번 일찍 가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친구들과 같이 소풍을 갈 체력도 되지 않았다. 급식을 위해 줄을 서는 5분 안팎의 시간마저도 동원이에게는 고통이었다.

매 순간 남과 다른 자신을 느끼게 하는 학교는 어쩌면 9살 아이에게 또 다른 감옥이 됐었을 수도 있다.

선혜 씨는 “합기도도 다니고 어쩔 때는 친구들과 호기있게 잘 싸우기도 했던 아이였다”며 “그런데 몸이 아파지면서 과거 자신의 모습과 다른 것을 스스로 느끼다보니 아이가 많이 우울해했다. 좋아하는 친구를 물어봐도 늘 ‘그런 거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동원이의 하루 유일한 즐거움은 입원 학생을 위해 병원 내 마련된 병원학교에 가는 거다. 병원학교에서만이라도 아이는 아픔과 무서움을 잠시 잊고 여느 또래와 같은 웃음소리를 낸다. <15일자 1면에 3편 계속>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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