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세트·방음벽 등 부실, 오픈스튜디오 주변 공사

개관을 보름가량 앞둔 스튜디오큐브에 설비적 허점이 드러났다. 고가의 최첨단 영상장비는 구축했지만 드라마·영화촬영에 있어 기본적인 요소인 조명세트와 방음벽은 없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튜디오큐브는 크게 제작시설(일반스튜디오, 특수시설 스튜디오)과 지원시설(미술센터, 오픈스튜디오, 후생시설)로 구분된다. 일반스튜디오는 또 다시 1500㎡(1동), 1000㎡(1동), 600㎡(2동)로 나뉘는데 1500㎡의 경우 현재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그러나 조명기구를 천장에 안정적으로 부착하도록 하는 설비인 ‘바튼(Barton)’을 갖추지 않아 아쉬움을 낳고 있다. 바튼은 블록버스터 영화 등 대형작품을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 중 하나다.

또 다른 문제는 특수시설(병원, 법정, 교도소, 공항) 스튜디오의 실용성이다. 현재 소품 설치를 앞두고 있지만 각 세트 사이 방음벽이 없어 각각의 촬영스케줄을 동시에 소화할 수 없는 구조다. 세트제작실이나 소품·의상 관리실 등으로 사용되는 미술센터는 전문 인력의 배치나 위탁운용에 대한 계획 없이 단순 시설만 들어선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미술센터가 드라마 제작에 초점을 두었던 HD드라마타운 당시 계획돼 영화 촬영과는 기능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이밖에 오픈스튜디오에 대한 활용도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야외촬영을 위해 2300㎡ 부지에 조성된 오픈스튜디오는 현재 인근에 기초과학연구원이 공사 중에 있고 사이언스콤플렉스는 내년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는 촬영 방해요소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가 된다.

박철웅 목원대학교 TV·영상학부 교수는 “오픈스튜디오는 자칫하다 유명무실화 될 우려가 있다”며 “로케이션 지원 방안이나 기존 인프라 연계방안 없이 방대한 부지에 효율이 떨어지는 야외촬영장을 조성한 것은 욕심”이라며 의견을 밝혔다. 이에 대해 스튜디오큐브 운영주체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곽성환 스튜디오큐브 TF 팀장은 “조명세트 바튼은 설계 당시 예산이 부족했다. 바튼 예산만 20억~30억원 정도 되는데 장기적으로 스튜디오 고도화 작업에 포함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스튜디오 활용도에 대해 오는 9일과 내달 각각 2편의 영화가 촬영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곽 팀장은 “중장기 계획을 수립 예정으로 당분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소음의 경우 공사가 끝나는 시간대에 맞춰 촬영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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