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평생 업으로 삼고 싶다고요? 친구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부모님께도 잘하고…이런걸 다 생각하는 순간 음악은 어느새 취미가 돼 있을 겁니다. 정상에 우뚝 서고 싶다면 그런 건 다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빅뱅 '마지막 인사', 손담비 '토요일 밤에', 애프터스쿨 '디바', 브라운 아이드 걸스 '어쩌다' 등을 줄줄이 작곡한 '히트곡 제조기' 용감한형제(본명 강동철·38)의 직업관은 깐깐했다.

용감한형제는 6일 오후 서울 동대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린 '콘텐츠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젊은 뮤지션들을 향해 "갈 길이 두렵고 불안하더라도 음악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음악 작업에 번뜩이는 영감 못지않게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편곡이예요. 멜로디를 만들거나 가사를 쓰는 건 10분 만에 뚝딱 나올 수도, 며칠이 걸릴 수도 있죠. 그러나 편곡은 얼마나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사운드 자체가 달라져요. 컴퓨터로 대충 코드를 찍어서 만들고 만족한다면 아마추어죠."

막 데뷔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을 털어놨다.

"프로로 데뷔하고 나서도 4년 가까이 한 달에 몇십만 원도 못 벌었어요. 그래도 내가 만든 음악이 대중에게 울려 퍼진다는 게 정말 행복했죠. 이 행복을 느끼려고 세상과 단절하고 음악만 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바닥에서 18년 가까이 버텼습니다.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제작한 노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곡으로는 빅뱅의 '거짓말'을 꼽았다.

그는 "그때만 해도 미디엄 템포 R&B가 사랑받았는데, '거짓말'이 나오면서 음악 시장이 다 바뀌었다"며 "남들이 하지 않던 음악을 대중에게 선보였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에 왜 '오아시스'처럼 세계적인 밴드가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사운드에 공을 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용감한형제는 "과연 힙합이 엠넷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의 화제성 때문에 주류가 됐겠느냐"며 "힙합 시장에서는 훌륭한 프로듀서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다른 장르 가수와 협업도 열심히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면 요즘 밴드 음악을 보면 모든 대중이 받아들일 사운드와 기술적 노하우를 가진 인디밴드가 부족하다. 녹음실에서 녹음하는 것도 싫어한다"며 "이런 부분이 개선돼 다양한 음악 시장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 음악 시장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제 '엑소'는 물론이고 '방탄소년단'은 해외에서 앨범 선주문만 100만 장씩 들어오는 시대"라며 "제작자들이 좀 더 음반의 질을 높여 만든다면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clap@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