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건물 철거중… 곳곳 흔적 남아
통로 좁아져 방문객들 불편 가중
화장실 관리부실로 악취까지
살충제 계란·채소물가 급등 겹쳐
대책 없이 매출 부진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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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20분 경 대전 중앙시장 화재 피해 건물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 이국환 기자 gotra1004@cctoday.co.kr
“이러다 다 죽게 생겼습니다.”

지난 1일 오후 12시 10분 경. 최근 화재가 발생한 대전 중앙시장은 한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화재 발생지역 입구 왼편에는 썩은 이 도려내듯 화재 건물 철거가 한창이었다.

중앙시장 소골목에 들어서자 짙은 고요 속, 가판대 의자에 앉아 있는 몇몇 상인이 보였다. 이곳에서 채소류를 판매하는 원모(80·여) 씨는 힘없는 손길로 가게 상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원 씨는 “화재에 살충제 계란에 채소물가 급등까지 3가지 악재를 맞고 있다”며 “최근 들어 매출이 5분의 1가량 줄었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값이 폭등한 채소는 소량만 떼오지만, 그마저도 팔리지 않아 물품 상태는 시장 분위기처럼 시들시들해지기 십상이었다.

중앙시장에는 지난달 9일 발생한 화재의 흔적이 아직 곳곳에 남아있었다. 화재 건물 철거 작업 등으로 외관이 손상됐으며, 방문객들이 자주 지나는 통로가 협소화됐고 피해 복구 작업으로 인한 화장실 관리 부실 등 총체적 난국이었다.

여기에 해당 지역과 다소 떨어진 곳까지 간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었다. 중앙시장 중심부에서 수산물 점포를 운영하는 이모(71) 씨는 “지난 며칠간 피해 지역 인근 화장실 관리 부실로 악취가 풍겨 방문객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며 “화재 발생에 따른 간접적 피해가 시장 전체로 퍼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화재로 불편함이 가중된 가운데, 살충제 계란 파동과 채소류 등 물가 급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의 여파는 고스란히 중앙시장 상인들의 몫이 된 셈이다. 문제는 시장 상인들도 뚜렷한 대책이 없어 연일 이어지는 매출 부진에 손 놓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시장에서 채소를 취급하는 한모(44) 씨는 “최근 꺾일 줄 모르는 채소류 물가에 손님이 급감해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실제 채소류를 대량 취급하는 점포를 찾아 가격을 살펴보니, 배추는 한 포기 5000원, 무는 개 당 2000~3000원 등 전월과 비교해 채소류 가격이 적게는 10%, 많게는 두 배가량 올라있었다. 화재 피해와 살충제 계란 대란, 고공행진중인 물가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중앙시장 상인들의 고충은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상인들은 내달 추석 대목을 앞두고 손님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구범림 대전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방문객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화재 건물 본격 철거 및 대체상가 설치에 돌입했다”며 “이달 초 안으로 화장실 리모델링 등 빠른 조치를 통해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국환 기자 gotra10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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