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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끝나지 않은 악몽-1편

▲ 어머니 선혜 씨가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동원이와 얘기하고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무엇으로부터 익숙해진다는 것이 무섭다. 특히 내 마음처럼 해결되지 않는 무언가라면 더 그러하다.

9살 동원이(가명)는 병원생활이 낯설지 않다. 동원이는 3살때 빌름스종양이 발견돼 콩팥 1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부모는 아이와 병원 간의 인연같지 않은 악연이 그때 끝이 난줄 알았다. 완치된줄 알았던 병은 동원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간 지난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골육종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암이었다. 처음에는 어깨에만 혹이 생겼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골반과 다리가 아프다고 했다. 병원에 가보니 암은 골반까지 전위된 상태였다.

어머니 선혜(가명) 씨는 “처음 병원에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는 믿지 못했다. 대학병원으로 다시 가보니 똑같은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두번째 찾아온 병은 더 무서우면서도 독했다. 뼈하고 근육에 생기는 병이다보니 느끼는 아픔도 치료제의 수준도 그 전과 달랐다. 주사를 한번 맞자마자 아이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 동원이는 아픔을 말하기도 지친 상태다. 지난해에는 주사를 맞을 때마다 울고 힘들어했는데 이제는 부모가 미안할 정도로 태연하다.

웬만한 성인도 감당키 어려운 아픔은 어린 아이에게 너무도 자주, 그리고 오래 머물고 있다.

아이는 잘 뛰지 않는다. 몸이 아프다보니 걷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조금만 걸어도 모든 체력이 소진되다보니 아이도, 부모도 그러한 생활에 익숙하다. 동원이는 하루 대부분 시간을 침대에 누워 있다. 아이의 유일한 취미는 어머니의 휴대전화를 빌려 게임을 하는 것이다. 동원이는 누군가의 방문도 병적일 정도로 싫어한다. 머리카락 하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지고 싶어하지 않는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 유난히도 약한 현재 자신의 모습은 부모에게도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다.

선혜 씨는 “어느날 친척이 병문안을 왔는데 아이가 ‘못생긴 얼굴 뭐하러 보러 오냐’고 소리를 쳤다”며 “의연하게 병원생활을 견디는 것 같지만 그래도 어린 아이다보니 가끔씩은 화도 내고 짜증도 심하게 낸다”고 말했다.

<8일자 1면에 2편 계속>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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