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믿고 먹을것 없는데…
가뭄·폭염·장마 등 기상악재
재배면적도 줄어 … 가격 폭등
배추 1포기에 7000원 넘어
채소 반찬 식당들도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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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채솟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뭄과 폭염, 장마 등 잇따른 기상악화로 채소류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폭등하자 먹거리 고민에 서민들이 ‘울상’이다.

더구나 추석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널뛰는 채솟값에 서민들은 장바구니 물가 걱정에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채솟값의 폭등은 주산지인 강원도 고랭지의 재배면적이 줄고 개학으로 학교 급식이 재개되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청주육거리시장 등 전통시장과 일부 소매점에서는 배추 1포기에 7000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배추와 함께 무와 갓 등 김치의 주 재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 국민 반찬인 김치는 그야말로 ‘금(金)치’가 된 상황이다.

육거리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온 김모(33·여) 씨는 “김치 재료를 사려했는데, 채솟값이 너무 비싸 당분간은 차라리 사먹는 편이 낫겠다”며 “가격이 올랐다고는 들었지만, 그래도 가족들 먹거리라 직접 담그려고 했는데 실제로 채솟값을 확인하니 김치 담글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급등한 채솟값에 보리밥집과 칼국수 전문점 등 채소 반찬을 내놓아야 하는 식당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의 한 칼국수집은 평소에는 칼국수와 함께 겉절이를 푸짐하게 담아내지만 배추가 비싼 탓에 겉절이의 양을 줄이고 반찬으로 단무지를 추가했다.

식당 주인 박모(56·여) 씨는 “비싸도 너무 비싸 겉절이를 조금씩 밖에 대접하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며 “비싼 채솟값에 인심이 야박해졌다고 단골들을 잃을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오를 대로 오른 채솟값은 서민들의 먹거리 선택에 대한 고민도 늘게 했다. 시민들은 최근 불거진 ‘살충제 계란’ 여파로 계란도 먹기 꺼려하는 데다 채솟값까지 비싸서 뭐 하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없다는 불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치솟은 채솟값은 날씨가 선선해지는 다음 달 중순에는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통업 관계자는 “배추, 무 등 채소류의 경우 주 출하지인 강원지역의 강우로 생산량이 감소해 지난해와 평년에 비해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면서도 “향후 추석 명절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지금보다 공급량이 증가하고 소비 둔화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가격정보에 따르면 29일 기준 배추(상품) 1포기는 평년(3702원)보다 83.7% 오른 6800원에 거래됐다. 무(상품) 1개는 평년보다 53.4%가 오른 2883원, 갓(상품) 1㎏은 평년(1610원)의 두 배가 넘는 4500원에 각각 거래됐다.

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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