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KEB하나은행 대전황실지점 PB팀장
[경제인칼럼]

지난해 결혼한 지인의 SNS에는 여행이야기, 맛 집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결혼할 당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던 그 지인에게 조심스럽게 대출을 받는 것 보다 신혼일 때 작은집에서 알뜰하게 시작하는 건 어떤지를 물어봤다

경제적으로 얼마나 더 이득인지를 계산해주면서 말이다. 하지만, 억대의 대출을 받아서 현재 재미나게 산다. 세계의 멋진 곳, 유명한 맛 집을 방문하고 후기까지 꼼꼼히 포스팅 하면서 말이다. 그들 뿐 아니라 요 근래 신혼부부들과의 상담에 있어서도, 오히려 경제적으로 더 유리한 조언을 한답시고 권유하는 필자의 모양만 옹색해지는 경우가 많다.

YOLO (YOU ONLY LIVE ONCE) LIFE가 화두다. 현재에 집중하고 오직 한번 뿐인 인생을 의미 있게 살자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이는 단순히 충동적이고 소비지향적인 성향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미루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하는 가치지향적인 삶을 말한다. 요새는 홀로 여행을 가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저녁에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에 투자하며, 새로운 일에 주저 없이 도전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혹자는 이런 가치관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상실감과 불안감이 크게 작용되어 자꾸 확산이 된다고 말한다. 취업이 어렵고 결혼이 힘들며 아이 낳고 사는데 있어서 어려운 경제적 압박 속에서, 미래를 위해 욕망을 억누르며 살기 보다는 '지금'의 행복이 중요해 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하여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에 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있다.

YOLO LIFE는 매우 매력적이긴 하다. 그동안 대부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행복과 안락을 포기하고, 인내와 노력의 시간을 보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바로 실천해 내는 모습은 눈부시게 멋지다. 하지만, 항상 건강하고 아름다운 젊음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고, 더불어 지금 모으고 있는 돈의 가치로 미래에도 만족스럽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해서 장담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조금은 장기적인 계획과 안목을 지니면서 현재를 즐기기를 권하고 싶다.

오늘을 행복하게 삶과 동시에 ‘내일’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식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지금 현재를 즐기기 위해 소비하고 있는 돈의 '기회비용'에 대해 따져보자. 그리고 오늘의 만족과 내일의 행복 사이의 균형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YOLO LIFE는 현재와 미래를 연결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전 생애에 걸친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최소한 스스로의 소득과 지출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터 챙겨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지만 누구에게나 미래, 즉 노후가 다가온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오늘만을 즐기는 YOLO를 실천하다가 어느 순간 '골로 갈 수 있다'는 우스개소리를 허투루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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