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전산기계고→청주하이텍고
진천상고 e비즈니스→창업경영

충북 도내 특성화고들이 사회변화에 맞춰 ‘교명 변경’과 ‘학과 개편’ 등을 서두르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의 ‘2018 특성화고 운영체제 및 학과 개편안’도 지난 달 도의회에서 승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 충북에서는 특성화고 7개 학교 12개 과의 학과명이 바뀐다.

진천상업고의 e비즈니스과는 ‘창업경영과’로, 금융마케팅과는 ‘사무행정과’로 변경된다. 또 현도정보고의 문화산업경영과는 ‘사무행정과’, 디지털문화콘텐츠과는 판매관리과로, 충북반도체고의 반도체과는 ‘반도체제조·장비·케미컬과’로 각각 분리된다. 충북전산기계고는 학과 변경뿐만 아니라 교명을 ‘청주하이텍고’로 변경한다.

학과 명칭 변경은 산업계의 인력 수요에 큰 영향을 받는다.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규 창업은 증가 추세로 2014년 102만 7907개에서 2016년 119만 1009개로 16만여 개가 증가했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일반고 학생과 달리 특성화고 학생들은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학과명은 더없이 중요하다.

물론, 교명 등 전통을 지키는 학교도 있다. 올해로 개교 106주년을 맞은 청주농업고등학교는 졸업생 2만여 명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전국의 많은 특성화고들이 학과 개편과 교명까지 바꿔가며 변화에 대응하지만 청주농고는 농업고등학교라는 교명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농생명 관련 50개 학교 가운데 농업고등학교라는 이름을 지키는 학교는 전국에 3곳뿐이다. 변화 대신 역사와 전통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청주농고도 학과개편은 준비 중이다.

특성화고등학교는 과거 실업계, 전문계고등학교로 불렸다. 사람들은 실업계와 전문계 고등학교를 ‘공부 못 하는 학교’, ‘졸업 후 공장에서 일하는 학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민들은 특성화고등학교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끼거나 또는 인지를 못했다. 하지만 기존 농고, 공고 등을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자녀를 둔 김모(44·여) 씨는 “최근에 시골에 다녀왔는데 학교 이름이 바뀌었다. 글로벌고등학교처럼 학교 이름에 영어가 들어가니 새롭게 보이고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민 이경애(42·여) 씨는 “농고, 공고 이름을 새롭게 바꾸는 것은 괜찮은 것 같다”면서 “특성화고등학교를 일반고와 따로 둔 것 자체가 학생들을 둘로 나눠 차별하는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은 자영고등학교는 2015년 교명을 충북생명산업고로 변경한 뒤 신입생 충원을 모두 채웠으며, 충북도교육청은 2021년까지 특성화고 학생을 전체 고교생 대비 30%로 끌어올린 계획이다.

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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