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선 ETRI 융합기술상용화실 선임연구원
[젊은 과학포럼]

최근 가전제품들이 인간의 방식으로 사람과 소통하고 사람의 마음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로봇을 다룬 TV 광고들을 보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화두가 소비자층에도 다가가기 시작하였음을 느낀다.

필자가 속한 ETRI 융합기술상용화실에서는 융합기술연구생산센터 내 ETRI 기술연계, 기술적 성능 시험을 위한 테스트베드 환경, 시제품 제작 및 소량 양산, 비즈니스 모델 기획 및 멘토링 등 유무형의 자원을 기반으로 기업들의 ICT융합기술 상용화 지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중소기업의 ICT 융합기술 상용화 또는 제품 출시에 필요한 기술적 요소를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 시장 경쟁력을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실제로 센터를 찾는 예비 창업자와 기업 관계자들의 고민들은 시제품 제작에서부터 기능 구현과 성능 고도화까지 과업의 범위가 넓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산업에 속한 중소규모 기업들의 속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많았던 것 같다.

필자는 중소기업협력부에 속한 연구원의 시각에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중소규모 기업과 이들의 ICT융합기술 상용화 지원에 대한 여러가지 이슈들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사람을 중심으로 한 모든 기술과 정보 서비스들의 초연결(Hyper-Connectivity)을 통해 인공적이나 자연에 근접한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구현함으로써 창출되는 파급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을 향한 기술 제공자와 이를 수용하게 될 사용자의 관점에서 연결성과 서비스 완성도 확보에 필요한 환경을 주목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술-데이터-사용자 등의 정보들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나 대가가 한쪽으로만 축적되는 불평등이 형성되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규모 기업 관점에서 이를 해석하자면, 현존하는 거대 기업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혹은 이종산업 기업들의 융합과 제휴로 지금의 ICT 융합 산업보다 더 높은 진입장벽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인지도와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기업들은 반드시 혁신적인 기술성과나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있어야 사업 지속성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느끼고 있을 애로사항들이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른 정부출연연구원의 기술적 지원과 부처별 지원 프로그램도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한 기술 개발 기업과 수요기업들이 센터를 통해 지원을 문의하시는 내용들을 듣다보면 공통적인 이슈를 발견하게 된다. 기술 개발 기업의 경우 자사 기술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이 거의 없고, 다양한 제조설비나 타 기업 기술과의 상호연결성을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공장 운영자들은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시급하지만, 자사 환경에 맞는 기능과 사용성을 구현하기 위해 추가적인 개발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기에는 기술적 안정성과 신뢰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술 개발자도 수요자도 우리가 기대하는 스마트팩토리의 효용과 신뢰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한 것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정부출연연구원이 그 동안 다양한 기술 개발과 상용화 성공 과정에서 축적한 유무형의 인프라와 역량을 R&D와 비R&D 중간의 기업 지원에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끝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기업 지원에 탄력이 붙어, 많은 사업 성공사례들이 전달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