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없는 저신용자들도 쉽게 거래, 20대서 이용 최다
개인워크아웃 신청도 급증… “젊은층 인식 바로 세워야”

#1. 최근 휴학생 고종민(22) 씨는 시중은행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 간편대출을 받았다. 급전이 필요했던 그는 마땅한 직업이 없어 걱정이 앞섰지만, 생각보다 빠른 승인에 놀랐다고 한다. 그는 "200만원 가량이 필요했지만 최대 5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해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2. 여대생 노은지(23) 씨 또한 간편대출에 호의적이다. 휴대폰 요금 3개월 연체로 신용등급이 떨어져 시중은행 대출에 제한을 받자 저축은행 긴급대출로 눈을 돌렸다. 그는 "주거래은행이 아니어도 손쉽게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며 "마음이 급하니 신용등급 하락은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손쉽게 급전을 대출받는 20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월소득이 불안정하고 ‘자산관리’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대 아르바이트생들의 모바일 간편대출 이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체 연령층 가운데 금융지식의 부종, 소득 불안정성 등 원인으로 20대가 대출 연체율 및 워크아웃 신청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간 연령대별 대출 연체현황을 분석한 결과, 25세가 2.3%의 연체율을 보이며 가장 높았고 △35세(1.9%) △45세(1.5%) △60세(1.1%) 등 순이었다. 20대의 무서운 질주는 ‘개인 워크아웃’(90일 이상 연체한 채무자의 빚 일부를 탕감하거나 상환기한을 연장해주는 프로그램)신청에서도 돋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20대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수는 9119명으로 3년 새 50%가량 증가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온라인 간편대출 시장에 ‘올인’하며 대출조건을 크게 완화한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심지어 저축은행(대부업 포함)들은 ‘단박대출’, ‘3분만에 300만원’, ‘여성전용 대출’ 등의 솔깃한 광고를 통해 소득이 없는 저신용자들도 쉽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소득이 안정치 않은 20대의 무분별한 '쉬운 모바일 대출 승인'은 향후 이들의 삶에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대의 경우 모바일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 확 낮춰진 모바일 대출 문턱을 자유롭게 이용한다면 연체나 상환 불능의 늪으로 빠져 헤어나올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1금융권은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구조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젊은층에 대한 금융교육이나 리스크관리 매뉴얼도 없기 때문에 젊은층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대출=빚’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리잡혀있지 않은 젊은층 고객들의 쉬운 대출이 많이 발생할 경우 부실 문제로 커질 수 있어 금융당국의 제도적 보안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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